국제 경제·마켓

[美 '조비' R&D센터 가보니] "에어택시 소음 도서관 수준…차로 2시간거리 10분대 이동"

탄소섬유 날개, 노트북보다 가벼워

美연방항공청 인증 첫단계 통과

2024년 상용화후 고속성장 예상

SKT와 한국시장 독점 파트너십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리나시에 있는 조비 에이비에이션 알앤디센터의 격납고에 서 있는 에어 택시 S4 /사진 제공=조비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리나시에 있는 조비 에이비에이션 알앤디센터의 격납고에 서 있는 에어 택시 S4 /사진 제공=조비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리나 시립 공항의 활주로에 있는 조비 에이비에이션 에어 택시 S4 /사진 제공=조비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리나 시립 공항의 활주로에 있는 조비 에이비에이션 에어 택시 S4 /사진 제공=조비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로부터 남쪽으로 두 시간 가량 떨어진 마리나 시립 공항. 1km 가량의 활주로가 있는 평범한 비행장인 이곳은 리튬 이온 배터리를 동력으로 삼는 전기 수직이착륙기(e-VOTL)의 본고장으로 더욱 유명한 곳이다. 이른바 ‘에어택시’ 업체 조비 에이비에이션의 연구개발(R&D) 센터가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조비는 지난 1월 SK텔레콤과 사업 파트너십을 맺으며 국내에도 이름을 알렸다. 에어택시 시장에는 아처, 릴리움, 버티컬 등 100여개의 기업이 있지만 조비는 이 중에서도 미 연방항공청(FAA)의 형식 인증 첫 단계를 통과한 유일한 기업이다. 조비는 군·의료진 등에서 주로 쓰이던 헬리콥터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2024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비의 목표가 이뤄질 경우 고객 입장에서 시간 단축을 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하나 더 생기게 된다. 이를 테면 에어택시를 호출해 마리나 시립 공항에서 차로는 두 시간 거리의 샌프란시스코 국제 공항을 몇 분 만에 이동해 바로 국제선을 탈 수 있는 선택지가 마련되는 것이다.



격납고의 대형 출입문이 양쪽으로 열리자 조비의 에어택시 2.0 모델 ‘S4’가 모습을 드러냈다. 전면의 네 개의 프로펠러와 기체 꼬리 끝에 있는 두 개의 프로펠러가 모두 위를 향해 있어 거대한 드론이 연상됐다. 기체는 날렵한 헬리콥터의 모습에 가까웠다. 실제 기체에서 조종을 하는 상황처럼 비행 시뮬레이션 기능을 체험해봤다. 이날 한국 기자들의 방문에 맞춰 조종석 앞에는 인천국제공항 풍경이 펼쳐졌다. 기존 헬리콥터의 조종간 대신 오른쪽에는 고도를, 왼쪽은 속도를 조절하는 컨트롤러가 있었다. 이륙 후 속도를 시속 약 110km 이상 올리자 조종석에서 보이는 양 옆의 프로펠러가 조금씩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전진하기 시작했다. 이착륙 때는 헬리콥터였지만 비행을 할 때는 비행기 모드로 완벽히 전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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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리나의 조비 에이비에이션 알앤디 센터에서 취재진이 비행 시뮬레이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조비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리나의 조비 에이비에이션 알앤디 센터에서 취재진이 비행 시뮬레이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조비


조립 라인에서는 흰 가운을 입은 직원들이 기체의 강도를 높이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날개와 프로펠러 등 각종 부품을 찍어낸 뒤 탄소 섬유를 덧대는 것이다. 에릭 라슨 조비 엔지니어는 “많은 회사에서 탄소 섬유를 쓰지만 이를 덧대는 방식이 비밀 레시피”라며 팔뚝 길이의 프로펠러 날개를 가져왔다. 들어보니 가벼움에 탄성이 나왔다. 들고 있던 14인치 노트북 보다 더 가벼웠다. 기체 출입문 틀을 한 손가락으로 드는 직원도 있었다. 대부분 부품이 경량화 됐지만 강도는 어느 재질보다 더 튼튼해 보였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리나의 조비 에이비에이션 알앤디 센터에서 한 직원이 자동섬유부착 기계로 기체 날개에 탄소 섬유를 부착하기 전이 기기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조비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리나의 조비 에이비에이션 알앤디 센터에서 한 직원이 자동섬유부착 기계로 기체 날개에 탄소 섬유를 부착하기 전이 기기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조비


조비는 경량화 외에도 에어택시를 대중화하기 위해 안전성은 물론 소음, 가격, 전기 동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헤드셋 마이크 없이는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소음이 심한 헬리콥터와 달리 도서관 수준으로 소음을 줄여 탑승 중에도 영화·음악 감상 등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게 했다. 매트 필드 조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조비 에어택시가 헬리콥터 대비 많은 강점이 있는 만큼 헬리콥터 역할의 상당 부분을 넘겨 받게 될 것”이라며 “마일당 요금(1인 기준)을 3달러로 책정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20년 간 포드에서 근무하며 CFO를 역임했던 베테랑이다. 매트 외에도 테슬라, 애플카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직원들이 조비에 합류하는 등 일년 전만 해도 700명 수준이었던 직원 수는 현재 1200여명 수준으로 늘었다.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은 기체와 관련 서비스를 합해 2023년 61억 달러(약 7조5000억원)에서 2040년 6090억 달러로 10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비는 미국에서 차량호출업체 우버와 파트너십을 맺고 택시 호출 및 환승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완성차 업체 도요타와 일본 최대 항공사인 ANA항공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한국에서는 SK텔레콤과 손을 맞잡았다. 매트 CFO는 “서울은 어느 도시보다도 도시 밀집도가 높아 교통 혼잡으로 인한 비용이 높다”며 “티맵, 우티 등 SK텔레콤 서비스의 고객만족도가 높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파트너로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민용 SK텔레콤 CDO는 “SK텔레콤은 에어택시의 운항관제통신을 비롯해 티맵모빌리티, 웨이브, 플로 등 서비스를 활용해 엔드투엔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리나=정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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