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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리포트] 美 에너지주 고점 신호? CEO 잇단 자사주 매도

헤스 1060억·마라톤오일 428억 등

1분기 1조 6800억 자사주 팔아

업황·주가흐름 부정적 인식 신호

"주가 상승 랠리 끝 보인다" 분석


올해 들어 고공 행진하던 미국 에너지 기업의 주가에 고점 신호가 울렸다는 경고가 나온다. 최고경영자(CEO)들의 자사주 매도 소식이 잇달아 들려오면서다. 에너지 산업은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으로 장기적인 사이클에 따라 수익이 극과 극을 오간다. 에너지 업계 CEO로서는 업황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과거 데이터를 봐도 에너지 업계 CEO들이 자사주를 매도할 때는 늘 고점 부근이었다는 분석이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 기업 경영진들은 올 1분기 동안 자사주 13억 5000만 달러(약 1조 6800억 원)어치를 매도했다. 미국 에너지 기업 주가가 계속 오르는 동안 업계 경영진은 주식을 내다 판 것으로 에너지주 랠리가 고점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들어 미국 에너지주는 고공 행진했다. 미국에 상장된 대표적 에너지 기업을 담은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E)’는 올 초 57.22달러에서 22일(현지 시간) 33.2% 오른 76.2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1%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시장 평균 수익률의 44%포인트를 초과 달성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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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 CEO들의 매도 소식이 이어졌다. 미국 원유 탐사 및 생산 업체인 헤스(HES)의 존 헤스 CEO는 1분기 8500만 달러(약 1060억 원)의 자사주를 매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는 2011년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도다. 이외에 마라톤오일의 리 틸먼 CEO는 3430만 달러(약 428억 원), 셰브론의 마이클 워스 CEO는 1230만 달러(약 153억 원)어치를 각각 매도했다. 기관투자가 대상의 리서치센터인 베리티데이터에 따르면 에너지 기업 경영진의 자사주 매도세는 2012년 이후 최대치다.

CEO가 자기 회사 주식을 팔면 시장은 고점으로 받아들인다. 기업 내부 사정에 가장 밝은 CEO가 주식을 매도한다는 건 향후 업황과 주가 흐름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신호기 때문이다. 여러 업종이 있지만 특히 에너지 업종 CEO들의 매도는 주가 고점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업황의 등락이 심한 만큼 CEO들의 대응 속도와 정확도가 예리할 수밖에 없어서다. 벤 실버만 베리티데이터 리서치본부장은 “역사적으로 에너지 기업 경영진들은 고점에 자사주를 매도해 이익을 극대화했다”며 “에너지 기업 주가 상승 랠리의 끝이 멀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제 유가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당분간 등락이 이어지겠지만 단기 고점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22일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는 106.15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에서 밝힌 연간 국제 유가 전망(브렌트유 기준)과 유사한 수치다. 연평균 국제 유가에 대해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배럴당 103.3달러 △해외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은 118.4달러 △옥스퍼드경제연구소(OEF)는 100.3달러 △5개 투자은행(IB)은 평균 102.5달러에 달할 것으로 봤다. 단기 변동성이 있을 수 있지만 연간 평균은 현재 유가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다만 향후 증산이 어떻게 되느냐는 지켜볼 문제다. 한은은 “원유의 경우 최근의 전략비축유 방출로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은 완화될 전망이다”라면서도 “미국과 OPEC플러스(OPEC+·석유수출국기구인 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의 증산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타이트한 수급 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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