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베어마켓’ 격랑인데 지역개발 포퓰리즘에 빠진 신구 정권


미국과 한국의 주식시장이 베어마켓(약세장) 랠리를 보이고 있다. 26일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로 각종 지수들이 급락했다. 한국 증시도 불안감이 커지면서 27일 코스피는 1.10%, 코스닥은 1.64% 떨어졌다. 이런 금융시장 불안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말까지 남은 회의 때마다 기준금리를 0.25~0.5%포인트씩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확대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지속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경기는 둔화하고 있다. 무역수지도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외에서 경제 불안을 증폭시키는 3각 파도가 밀려오고 있어 방파제를 높여야 할 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구(新舊) 정부는 선거 표심에 신경을 쓰느라 지역 개발 포퓰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13조 7000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진 계획’을 의결했다. 하지만 가덕도신공항 건설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은 1에 미치지 못하는 0.51~0.58로 조사돼 ‘만성 적자 공항’을 예고했다. 이런데도 정부는 예비 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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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8개 지방 공항 공약을 모두 국정 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 4대 신공항(가덕도·대구경북·제주2·새만금) 건설과 4대 공항(무안·청주·서산·울산) 확장 공약이다. 현재 인천·김포·김해·제주공항을 제외한 지방 공항 11곳이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해 수십조 원의 재정이 들어가는 8개 지방공항 신증설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한 방파제로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과 재정 건전화 등이 필요하다. 신구 정권은 지역 개발 선심 정책을 접고 건전재정과 구조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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