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車·상사·방산株 '어닝서프라이즈'로 약세장 뚫었다

■반환점 돈 1분기 어닝시즌

LIG넥스원·대우건설·해성디에스 등

63개사 중 44곳 영업익 증가

실적 발표후 주가 4~9% 올라

'최대 매출' LG화학도 뜀박질





미국의 긴축과 중국 봉쇄 조치의 칼바람으로 꽁꽁 얼어붙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대를 넘어서는 실적을 올린 기업들의 주가가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증시가 이달 들어 급락하는 와중에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것도 인터넷플랫폼·게임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예상보다 나은 1분기 실적을 내놓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방산·상사·건설주 등을 비롯해 삼성SDS같이 개별적으로 양호한 이익을 거둔 기업들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한 자릿수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실적에 따라 개별 종목의 주가 차별화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63개 기업 중 69.84%에 해당하는 44곳이 당초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보다 좋은 1분기 영업이익 수치를 내놓았다. 반면 19개 사는 예상보다 못한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는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상장사들이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LIG넥스원(079550)은 이틀간 5.24% 상승했다. 이미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이달 초부터 실적 발표 전날까지 8.7%나 오른 상황에서 추가 상승 탄력을 받았다. 이달 들어 14.46%나 뛴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3.27% 빠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어닝서프라이즈’가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LIG넥스원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05억 원으로 컨센서스인 237억 원을 112.66% 뛰어넘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며 “예상보다 빠른 실적 개선으로 이익 전망치를 상향했다”고 말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도 “1분기 호실적과 향후 수익성 개선 지속 가능성을 반영해 이익 전망을 34% 상향한다”며 “방산 업종 내 최선호주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증권 업계에서는 실적 발표 이후 LIG넥스원의 목표 주가를 줄줄이 상향했다. 대신증권은 8만 6000원에서 12만 8000원으로, 삼성증권은 9만 2000원에서 11만 원으로, 한화투자증권은 7만 7000원에서 10만 5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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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장의 기대를 넘는 실적을 발표한 대우건설과 LX인터내셔널(001120)·삼성SDS도 전날보다 각각 11.11%, 4.79%, 7.30% 상승했다. 대우건설·LX인터내셔널·삼성SDS는 실제로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의 기대치를 28.2%, 22.54%, 19.09% 상회했다.

1분기가 향후 실적의 가늠자로 작용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와 기아(000270)는 실적 발표 전날(24일)부터 이날까지 각각 4.72%, 4.88% 상승했다. 현대차(005380)와 기아 모두 시장 추정치를 각각 4.51%와 4.66% 뛰어넘는 1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증권가는 1분기 깜짝 실적을 가능하게 한 요인이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공장 가동 중단과 원자재 가격 인상은 실적에 부정적 요소”라면서도 “1분기 실적 호조를 이끈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근거인 환율, 역대 최저 수준의 재고 등은 2분기에 더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해성디에스도 눈에 띄는 실적 모멘텀주다. 실적 발표 전날 대비 22.88%나 상승했다. 자동차 리드프레임과 패키지기판을 생산하는 해성디에스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61.6% 웃돌았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수익성은 2분기 및 하반기에도 달성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수익성 낮은 제품의 비중을 줄이는 등의 경영 활동으로 수익성이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일 실적을 발표한 LG화학(051910)도 이날 8.4%나 뛰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4% 증가하면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27.3% 감소했음에도 예상보다 괜찮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어닝시즌에서 예상 실적치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가차 없는 매도 대상이 됐다. 네이버·LG디스플레이 등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실망감으로 주가가 실적 발표 전날보다 11.09% 하락했다. 전날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LG디스플레이도 이날 5% 넘게 빠졌다.

증권가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개별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남은 실적 시즌에서도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 여부보다 2분기 혹은 3분기 실적에 대한 가이던스를 긍정적으로 제시하는 기업들에만 시장의 매수세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김성태 기자·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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