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이재용도 '없어서 못사는' 장비 두고…국내 반도체 기업 '확보전' 총력 [뒷북비즈]

EUV 장비 도입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총력'

1년 30~40대 생산 그쳐…이재용, 2020년 직접 방문도

하이닉스, 2번째 EUV 설치…삼성은 10대 이상 목표

이재용(오른쪽 두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오른쪽 두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장비 확보를 위해 네덜란드를 방문했을 정도로 ‘없어서 못 파는’ 반도체 장비를 두고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격화하는 글로벌 반도체 첨단 경쟁 속에서 장비가 없으면 자칫 경쟁도 전에 도태될 수 있어 각사는 장비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기업들이 극자외선(EUV) 장비를 자사 팹(반도체 생산 시설)에 속속 배치하는 한편 추가 장비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회사 ASML가 독점 생산하는 EUV 장비는 초미세 회로를 만들기 위한 최첨단 반도체 생산의 필수 설비다. 첨단 공정 경쟁이 치열해지고 반도체 공급난이 이어지면서 전 세계 반도체 회사들의 EUV 장비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ASML이 1년에 생산 가능한 수량은 30~40대 정도에 불과하다. 1대당 2000억원에 달하는 고가 장비지만 각 회사들은 ‘없어서 못사는’ 수준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20년 10월 네덜란드의 ASML 본사를 방문해 장비 공급을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대만 타이난에 있는 ASML 극자외선(EUV) 교육센터에서 엔지니어들이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제공=ASML대만 타이난에 있는 ASML 극자외선(EUV) 교육센터에서 엔지니어들이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제공=ASML



SK하이닉스는 올해 초부터 자사의 최대 반도체 팹인 이천 M16에 신규 EUV 노광기 (NXE:3600D)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이번 노광기 설치로 SK하이닉스가 M16에 가동하는 EUV 장비는 총 2대가 됐다. 통상 EUV 노광기를 설치하는 데 6개월가량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장비는 하반기에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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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총괄 사장은 앞서 열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이천 M16 2단계, 청주 M15 3단계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 다롄 팹도 확장 중”이라고 밝혔는데 M16 2단계 공사의 일환으로 새로운 EUV 장비 설치를 시작한 셈이다.

삼성전자도 EUV 장비 투자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회사는 올해 초 10대가 넘는 EUV 노광기를 화성·평택 등에 골고루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 설치된 EUV 노광기는 총 15대 내외로 알려졌다. 현재 사용 중인 노광기 대수와 비슷한 규모의 장비를 올해 새롭게 도입하는 셈이다.

국내 업체들의 장비 확보의 가장 큰 장애물은 해외 반도체 기업들이다. 전 세계가 장비 확보에 매달리고 있어 이 틈바구니를 비집고 장비를 확보하기가 만만치 않다. 현재 EUV 장비를 가장 많이 확보한 회사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1위인 대만의 TSMC다. 이 회사는 대만 생산 기지에 100대 이상의 EUV 노광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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