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의 개척자’로 불린 원로 시조 시인 장순하(張諄河)씨가 1일 오전 2시12분 인천 검단탑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94세.
전북 정읍 출신인 고인은 1948∼1950년 한글학회 부설 세종중등교사양성소에서 가람 이병기(1891∼1968) 선생의 강의를 받으며 시조 창작에 전념했다. 1957년 제1회 개천절 기념 전국백일장에서 장원으로 당선한 뒤 1958년 ‘현대문학’의 초대로 ‘울타리’를 게재하며 문단에 정식 데뷔했다. 이리 남성고에서 잠시 교사 생활을 하다 출판사에서 일했고, 한국문인협회 이사·한국시조작가협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했다.
고인의 대표작은 1968년에 출간한 첫 시조집 ‘백색부(白色賦)’에 실린 ‘고무신’. ‘눈보라 비껴 나는/全群街道?‘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시조에 줄표(-)를 넣는 파격으로 주목을 받았고, 고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전군가도’는 전주-군산을 잇는 도로를 뜻한다. 12권의 시조집과 1권의 작품전집 등을 남겼고, 1981년 가람시조문학상, 1987년 중앙시조대상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민복순씨와 사이에 4남 아들 장이재·안재·능재·규재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4호실, 발인은 3일 오전 10시, 장지는 정읍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