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경제 ‘믿을 구석’ 소비심리 식나…곳곳서 징후

WSJ 소매·제조기업 대표 인용해 보도

"인플레에 미 국민 구매력 쪼그라들어"

"할인 상품이나 저가 브랜드 구매"

미국인 70% "식료품 등 저가 제품 사는 것으로 패턴 바꿔"

40% "여행, 가구, 가전 등 구매 미뤘다"

다만 "여전히 소비심리 견고하다 말하는 기업도 존재"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LA의 가구 매장에 매트리스가 진열돼 있다. AFP연합뉴스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LA의 가구 매장에 매트리스가 진열돼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경제를 지탱해온 민간 소비 심리가 식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세계적인 소매·제조·소비재 기업을 인용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말보로 제조사인 알트리아는 흡연자들이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자 저렴한 브랜드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매트리스 등을 제조하는 슬립넘버, 템퍼 등의 회사도 매트리스, 크기가 큰 상품의 수요가 떨어지고 있다고 경고음을 냈다. 미국의 한 화훼업체 역시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을 걱정하며 꽃다발을 덜 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WSJ은 "아기 물티슈부터 세탁기까지 그동안 기업들은 수요를 크게 해치지 않고서도 가격을 올릴 수 있었다"라면서도 "현재 일부 기업 대표와 전문가들은 미국인의 구매력이 인플레이션으로 쪼그라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령 식료품 회사들은 소비자들이 할인된 상품이나 저가의 브랜드를 점점 선호하고 증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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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퍼의 스콧 톰슨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소비심리가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WSJ은 "미국 내구재 소비가 3월에 2개월 연속 감소(계절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내구재 소비는 자동차, 가전제품 등에 대한 지출을 말한다. 시장조사업체 제프리스의 조나단 마투지스키 분석가는 "일부 품목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프리스는 최근 3500명의 미국 소비자를 조사한 결과 70% 이상이 식료품이나 집안 물건을 살 때 값 싼 제품을 사는 쪽으로 소비패턴을 바꿨으며 40% 가까운 응답자는 여행이나 가구, 가전 등 규모가 큰 아이템을 사는 것을 미루고 있다고 했다.

견고한 민간소비는 팬데믹 시대에 미국 경제를 떠받치던 항목이었다. 정부와 중앙은행의 돈 풀기에 지갑이 두둑해졌고 임금도 올라 고용 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다.

다만 모든 기업이 소비자 심리가 꺾이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WSJ은 전했다. 가령 프록터앤갬블(P&G)는 소비자들이 고가의 제품을 계속해서 구매하고 있으며 바비인형을 만드는 메텔도 1분기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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