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軍이 우크라 할머니에 건넨 우유…알고보니 '폭탄'

러軍 선심 쓰듯 건넨 우유에서 부비트랩 발견돼

젤렌스키 "러, 지뢰로 우크라 오염시켜…명백한 전쟁범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한 노인이 러시아군에게 우유로 가장한 폭발물을 받았다가 목숨을 잃을 뻔 했다. 트위터 캡처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한 노인이 러시아군에게 우유로 가장한 폭발물을 받았다가 목숨을 잃을 뻔 했다. 트위터 캡처




우크라이나의 한 노인이 러시아 군인으로부터 무료로 우유를 받았다가 목숨을 잃을 뻔했다. 노인이 건네받은 것은 사실 우유가 아닌 폭발물이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에 따르면 남부 헤르손 지역에 거주하는 한 할머니는 러시아군에게 부비트랩(건드리거나 들어 올리면 폭발하도록 만든 장치)이 설치된 우유를 받았다. 러시아 군인들은 선심을 쓰듯 우유를 건넸고, 할머니는 그들이 인도주의적 배려 차원에서 먹을 것을 나눠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유 뚜껑이 제대로 닫히지 않은 점을 수상히 여긴 할머니는 평상시처럼 우유를 따는 대신 바닥에 내려놓고 조심스럽게 뚜껑을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부비트랩으로 연결된 가느다란 선을 확인했다. 할머니의 아들은 부비트랩과 연결된 우유 뚜껑을 조심스럽게 풀어 이를 해체했고, 이후 현지 매체에 해당 사진과 영상 등을 제보했다.

우크라이나 할머니가 러시아군에게 받은 우유 상자의 내부 모습. 트위터 캡처우크라이나 할머니가 러시아군에게 받은 우유 상자의 내부 모습. 트위터 캡처



할머니의 아들은 “만약 이 우유를 받은 누군가가 생각없이 우유를 떨어뜨렸다면, 혹은 마시기 위해 뚜껑을 아무렇지 않게 열었다면 폭탄은 터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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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부비트랩이 설치된 우유를 받은 주민이 얼마나 더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러시아 군인들은 지역 주민들이 안심하고 무료로 지원품을 받아 가도록 속이기 위해 우크라이나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13일 수도 키이우 외곽에서 살던 올레그 나우멘코는 러시아군이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비트랩에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당시 나우멘코가 열었던 자동차 트렁크 문짝에는 부비트랩이 설치돼 있었다.

이후에도 러시아군이 민간인 살해를 위해 지뢰나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에서 지뢰로 가장 심하게 오염된 나라 중 하나”라며 “(러시아의) 이런 행위는 명백히 전쟁범죄”라고 비난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비상대책본부는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지역에 약 550명의 폭발물 전문가들로 구성된 소규모 부대를 배치했다. 이 부대는 하루 평균 6000개의 폭발물을 제거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이후로 5만4 000개 이상의 폭발물을 발견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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