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박진 "사드 정상가동이 첫 과제"…추가배치엔 '신중'

[尹정부 1기 내각 청문회-박진 외교부장관 후보]

민주 "한미동맹 무너졌냐" 질타에

"강화 용어 쓰겠다" 발언 수위 정정

전술핵 재도입엔 "논의 없어" 일축

장남 도박사이트 근무엔 "제 부덕"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새 정부의 제1 외교 공약 사항인 ‘한미 동맹 재건’을 ‘한미 동맹 강화’로 낮춰 표현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문재인 정부 기간 한미 동맹이 무너졌느냐”며 거세게 질타하면서다. 박 후보자는 북핵에 대응해 전술핵을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약속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윤 당선인과 박 후보자는 한미 동맹 재건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한미 동맹이 무너졌다고 생각하느냐’는 김영주 민주당 의원 질의에 “한미 동맹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발언 수위를 정정했다. ‘한미 동맹 복원, 재건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하지 않으냐’는 유기홍 민주당 의원 지적에도 “그렇다. 한미 동맹 강화라는 표현을 쓰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윤 당선인이 문재인 정부 기간 미국과의 신뢰가 저하하고 한미 연합 방위 태세가 약화했다는 취지에서 ‘한미 동맹 재건’을 공약했지만 박 후보자가 이를 거둬들인 셈이다.



박 후보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선제 핵 공격 시사와 관련해 한국이 전술핵을 재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지금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박 후보자는 “한국과 미국 간에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는 것이 지금 현재로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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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당 김기현 의원의 질의에도 박 후보자는 “여러 가지 방안에 대한 의견 제시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대해서 한미 연합 방위력을 강력하게 유지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사드 추가 배치와 관련해서도 박 후보자는 “신정부에서 심도 있게 검토를 해서 어떤 결론을 낼지 깊은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는 “북한이 다양한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 방공망을 보강한다는 차원에서 나온 제안”이라며 “중요한 것은 안보 문제로 인해서 경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2016년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경제 보복에 나선 사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자는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는 “이미 배치된 사드를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게 첫 번째 과제”라면서 “국방부에서 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일이지만 외교적으로 한미 간 공조를 통해 제대로 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 가입이 중국과의 관계를 해칠 수 있다는 김영주 의원의 우려에는 “(미국 측과) 가입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며 “쿼드 산하 워킹그룹, 실무자그룹에 참여해 활동하는 단계에 (논의 수준이) 와 있다”고 일축했다.

러시아로부터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안에 대해서도 박 후보자는 “우리나라는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한반도 정세를 감안하고 과거 선례에 비춰볼 때 한국이 직접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여러 가지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박 후보자는 장남의 도박 사이트 근무 의혹에 대해서는 거듭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장남이 최근까지 근무한 엔서스(NSUS)그룹이 불법 사이트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하며 “사실 여부를 떠나 가족과 관련한 내용이 제기되고 논란이 되는 것은 제 부덕의 소치”라고 했다.


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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