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美 날아간 신동원 “日라면 제치고 1등 할 것”

LA 제2공장 준공식 참석, 글로벌 목표 밝혀

2017년 시장 점유율 2위까지 치고 올라와

3위로 처진 日 닛신은 신라면 모방 출시하기도

글로벌은 신사업과 함께 신 회장의 핵심 키워드

신동원(가운데) 농심 회장이 지난달 29일 미국 LA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라면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농심신동원(가운데) 농심 회장이 지난달 29일 미국 LA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라면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신동원 농심 회장이 미국 제2공장 본격 가동을 계기로 미국 시장에서 ‘라면의 원조’ 일본 기업들을 제치고 1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17년 일본 닛신을 밀어내고 2위 자리로 올라선 데 이어 수년 내에 1위 업체 토요스이산까지 따라잡겠다는 목표다. 이에 더해 신 회장은 미국 시장 확장에 만족하지 않고 중남미 등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대체육 등 신사업도 강화해 농심을 명실상부 글로벌 넘버 원 식품 기업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2일 농심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달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쿠카몽가에 새로 지은 미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일본을 꺾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도전하자”며 “미국 제2공장은 농심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더해줄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회장직에 오른 이후 신 회장이 농심의 해외 공장을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심은 2005년 미국 랜초 쿠카몽가에 첫 번째 공장을 설립한 지 17년 만에 바로 옆에 제 2공장을 지었다. 2만6800㎡(약 8100평) 규모로 용기면 생산라인 2개와 봉지면 라인 1개로 구성됐다. 연간 라면 약 3억 5000만 개를 생산할 예정이며 봉지로 된 신라면, 신라면블랙, 육개장사발면이 이곳에서 직접 제조 된다. 제1공장 물량까지 합치면 농심은 연간 라면 8억5000만개를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다.





농심은 미 제2공장이 현지 시장 공략의 본격적인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 라면 시장에서는 일본 업체와 농심 간에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2020년 기준 일본 토요스이산이 49%의 점유율로 1위다. 농심은 2017년 처음으로 일본 닛신을 꺾은 후 신라면 등의 인기에 힘입어 23.3%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 중이다. 3위 닛신(17.9%)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이에 닛신이 농심을 겨냥해 신라면을 모방한 제품을 미국 현지에서 출시하기도 했다. 농심 관계자는 “제2공장 가동으로 공급에 탄력을 얻는다면 수년 내 1위 역전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농심의 2025년 미국 매출액은 8억 달러로 예상돼 2005년(4170만 달러)대비 20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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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미국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 ‘글로벌 넘버 원’ 식품 기업이 최종 목표다. 농심 창업주 율촌(栗村) 신춘호 회장이 지난해 3월 숙환으로 별세한 후 같은 해 7월 회장 직을 이어받은 신 회장은 글로벌과 신사업 두 가지를 성장의 핵심 키워드로 삼고 관련 분야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미 제2공장을 통해 지리적으로 가까운 멕시코 등 중남미 시장 진출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멕시코는 인구 1억 3000만 명에 연간 라면 시장 규모가 4억 달러에 달하는 큰 시장이지만 현재는 일본의 저가 라면이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멕시코 전담 영업조직을 신설하고 현지 식문화와 식품 관련 법령에 발맞춘 전용 제품을 선보여 5년 내에 주요 브랜드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대체육 등 신사업도 육성해 장기적으로 글로벌 점유율 확대를 위한 발판으로 삼을 방침이다. 농심은 현재 대체육 브랜드 ‘배지가든’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신 회장이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올초 신년사와 3월 주주총회에서 “신규 사업을 세밀하게 가다듬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고 밝힌 바 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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