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러 정찰기, 발트해 영공 침범… '나토 확장'에 경고장 보냈나

덴마크·스웨덴 영공 잇달아 진입

'전승기념일 우크라戰 승리 선언'

관측엔 러 "인위 조정안해"일축

로이터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정찰기가 북유럽 국가인 덴마크와 스웨덴 영공을 잇따라 침범했다. 외신들은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 중인 스웨덴을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을 근거로 러시아가 ‘나토 확장’ 움직임에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1일(이하 현지 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AN-30정찰기는 지난달 29일 덴마크 보른홀름섬 동부 지역 영공에 진입했다. 이를 확인한 덴마크 공군 F-16 2대가 즉시 출격해 대응하자 러시아 정찰기는 이후 위치를 옮겨 스웨덴 영공에 잠시 머물렀다. 올 3월 초 러시아 전투기 4대가 스웨덴 영공에 출몰한 뒤 이번이 두 번째다.

관련기사



덴마크와 스웨덴 측은 즉각 반발했다. 예페 코포드 덴마크 외무장관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최근의 우크라이나 전시 상황을 고려하면 특히 우려스럽다”고 러시아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주덴마크 러시아 대사를 2일 초치하겠다고 밝혔다. 스웨덴도 러시아 대사를 불러들여 항의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러시아 정찰기가 두 나라의 영공을 침범한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페테르 훌트크비스트 스웨덴 국방장관도 이번 사건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 추진과 관련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

그러나 이번 ‘도발’이 나토 확장 시도에 대한 러시아의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유럽 지역과 러시아의 관계는 우크라이나전 발발 이후 악화돼왔다. 군사적 중립을 유지해온 스웨덴과 핀란드가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보호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나토 가입 논의의 속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북유럽 중립국이 나토에 가입할 경우 발트해에 핵무기와 극초음속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AFP는 “이미 나토에 가입한 덴마크는 지난달 지원 확대를 약속하는 등 우크라이나 지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해 러시아로부터 미운 털이 박혔다”고 분석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러시아가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인 이달 9일에 맞춰 우크라이나전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특정 날짜에 맞춰 군사작전을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또 자신들이 극초음속미사일을 개발한 것은 순전히 방어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장형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