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오스틴 시장 "테슬라·오라클도 찾는 비결은 법인세"

스티브 애들러 미국 오스틴 시장스티브 애들러 미국 오스틴 시장




지난해 10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 있는 본사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여기서는 확장이 제한된다”며 “인근 프리몬트 공장으로 가려는 데도 도로가 꽉 막혀 마치 캔 안에 있는 스팸과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가 밝힌 이전 지역은 텍사스주의 오스틴시였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이 있는 도시이기도 한 오스틴시는 최근 몇 년 새 실리콘밸리를 떠나려는 기업들을 대거 흡수하며 ‘실리콘힐’이라는 별칭의 새로운 산업도시로 떠올랐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인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 파일 공유 플랫폼 드롭박스,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에 이어 전기자동차 제조 업체인 테슬라까지 텍사스를 새로운 터전으로 택했다.



비결은 무엇일까. 4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2’에서 스티브 애들러 오스틴시장을 직접 만나 그에게 ‘실리콘밸리 엑소더스’ 현상의 대안이 되고 있는 이유를 물었다. 애들러 시장은 이에 대해 “적은 세금”이라고 답했다.

관련기사



오스틴시는 현재 지방 법인세가 0%다. 이것만으로도 투자 매력이 있지만 오스틴시는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이전 기업에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 테슬라의 기가팩토리가 지어지고 있는 트래비스 카운티는 테슬라에 1470만 달러의 세금 감면 혜택을 주기로 했다.

시 차원에서 적극적인 영입 활동도 펼친다. 애들러 시장은 “세금이 적다 보니 많은 기업이 오스틴으로 본사를 옮기거나 현지 투자를 늘린다”며 “이전이나 투자 유치 과정에서 삼성·테슬라 등과 긴밀하게 협력했다”고 말했다.

애들러 시장에 따르면 오스틴시는 이 같은 정책적 노력을 펼친 결과 지난 10년간 10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났다. 임시직이나 저숙련 일자리가 아닌 중간 이상 수준의 숙련이 필요한 안정적 직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애들러 시장은 “기업들이 몰려오자 좋은 일자리가 생기고 수익 대비 저렴한 물가와 삶의 질이 호평을 받으면서 또다시 인구가 유입됐다”고 밝혔다. 친기업 정책이 도시의 선순환을 불러온 셈이다. 실제로 이날 애들러 시장이 밀컨 콘퍼런스를 찾은 것도 밀컨연구소가 매년 선정하는 ‘좋은 도시’에 뽑혔기 때문이다. 밀컨연구소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 혁신, 인구 유입 등을 기준으로 좋은 도시를 뽑는다. 연구소는 오스틴을 비롯해 프로보·덴버·마이애미·LA 등 좋은 도시로 선정된 지역의 시장을 이번 콘퍼런스에 초청해 ‘미국 최고의 성과를 내는 도시에서 성장의 기회와 도전’이라는 세션을 진행했다.

이날 마이클 행콕 덴버 시장도 “기업에 우호적인 규제와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한다”며 좋은 도시의 비결을 밝혔다.

한편 이날 밀컨 콘퍼런스에서는 하워드 마크스 오크트리캐피털 공동창업자와 마이크 밀컨 밀컨재단 설립자의 대담 세션과 코로나19 이후의 여행 산업을 진단하는 ‘여행의 귀환’ 세션 등이 진행됐다. ‘여행의 귀환’ 세션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근무 방식이 유연해지면서 일과 여행을 병행하는 형태의 장기 여행 수요와 여행 경험의 질을 높이는 럭셔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산업 전망이 나왔다. 캐서린 파월 에어비앤비 글로벌호스팅총괄은 “데이터상으로 보면 7일 이상의 숙박 건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라며 “28일(4주) 이상의 장기 체류 카테고리도 1분기에 예약된 총숙박 5건 중 1건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출근과 원격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가 늘어나고 일부 회사는 1~3개월의 원격근무가 가능해지면서 여행과 일상을 함께할 수 있어 나타난 변화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