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10대 소년이 이웃 노인들에게 러시아군의 공습을 알리려다 숨진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 상에 소년을 추모하는 글이 공유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메트로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에 거주하던 비아체슬라우 얄리셰우(14)는 지난 2일 러시아 공습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를 듣고 가까운 대피소로 향했다. 대피하던 비아체슬라우는 길을 바꿔 이웃 노인들을 구하러 갔다. 근처에 살던 노인들의 휴대전화에 공습 경보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되지 않았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비아체슬라우가 이웃 노인들에게 향하고 있던 도중 러시아군이 쏜 미사일 두 발이 근처 기숙사 건물과 교회에 떨어졌다. 외신은 해당 공격에 따른 충격과 파편으로 비아체슬라우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비아체슬라우의 아버지는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해 아들의 소식을 전하며 “너는 나의 영웅이자 우크라이나의 영웅”이라고 적었다. 그의 이웃과 친구들은 그가 성실한 학생이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여성은 그에 대해 “그는 정말 착하고 동정심 많은 소년이었다”라며 “매우 유능하고 성실한 아이였다”고 말했다.
겐나디 트루하노우 오데사 시장은 러시아의 이번 공습 이후 “무고한 아이들의 피를 흐르게 한 자에게는 결코 용서가 없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성명에서 오데사의 기숙사에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고 언급하며 “14세 소년이 숨지고 17세 소녀가 다쳤다. 대체 무엇 때문인가. 아이들이, 기숙사가 러시아를 어떻게 위협했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발생한 어린이 사망자 수가 220명에 달하며, 학교 등 교육 시설도 1570곳이나 포격으로 파괴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