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흑인 여성이자 동성애자인 백악관 대변인이 탄생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후임으로 카린 장피에르 수석부대변인을 승진 임명했다. 장피에르는 아이티 출신 여성이자 동성애자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카린은 이 어려운 일이 필요로 하는 경험과 재능·성실성뿐만 아니라 미국 국민을 대표해 바이든·해리스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 소통하는 길을 계속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장피에르는 13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사키 대변인은 장피에르가 자신의 “친구이자 동료이자 파트너”이면서 수십 년의 경험을 가진 인물이라고 소개한 뒤 “카린은 이 역할을 수행하는 첫 흑인 여성이자 첫 공개적인 성소수자(LGBTQ+)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티인 부모를 둔 장피에르는 마르티니크에서 태어나 어릴 때 미국으로 온 이민 가정 출신이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과도 같은 자신의 배경이 백악관 경력의 결정적 요소라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2020년 대선 당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의 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그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백악관 시니어커뮤니케이션팀에서 근무했다. CNN은 그간 사키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할 때 종종 장피에르가 동석했으며 사키 대변인이 코로나19 확진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동행하지 못했을 때 그의 역할을 대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장피에르는 "이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많은 사람들에게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청년들을 향해 ‘항상 쉽지만은 않겠지만 스스로에게 충실하다면 보상은 꽤 놀라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