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연준 빅스텝에 모건스탠리·CS도 ‘추풍낙엽’

SK쉴더스 해외주관사 맡고도 흥행 참패

해외기관 참여 저조가 상장 연기 ‘핵심 요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스텝에 따른 글로벌 긴축 영향에 SK쉴더스가 결국 기업공개(IPO) 일정을 최종 철회했다. 국내 기관 투자가들의 자금 확보에는 나름 성공했지만 해외 기관들이 외면하면서 결국 상장 일정을 하반기로 미루게 됐다는 것이 SK 측의 설명이다. 다만 빅스텝에 대응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던 만큼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 모집을 담당했던 외국계 증권사들의 책임론도 제기된다. SK쉴더스는 상장을 위해 3곳의 대표 주관사를 선정했는데 2곳이 모건스탠리와 크레디트스위스(CS) 등 외국계 증권사일 만큼 초기부터 해외 투자자들 확보에 신경을 썼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쉴더스가 수요예측 일정을 전면 철회한 가장 큰 이유로는 해외 기관들의 자금을 확보하는 데 난항을 겪은 것이 꼽히고 있다. 기관들의 수요예측 기간 중 공모가를 희망 범위보다 낮은 가격으로 낮춰 제시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은 대거 청약에 참여했지만 해외 기관들은 결국 외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기관들이 수요예측에 대거 불참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빅스텝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연준이 지난 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0.50% 포인트 인상하면서 5일 뉴욕 증시가 급락했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만으로는 해외 수요예측의 흥행 실패를 모두 설명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빅스텝이 4일 단행됐지만 상당 기간 예고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공모가 산정 및 투자자 설명회(IR) 전략 등 이에 대해 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력은 충분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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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 서울경제DB모건스탠리. 서울경제DB


외국계 주관 증권사들이 책임론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이 때문에 나온다. SK쉴더스는 지난해 7월 27일 증권사 3곳과 대표 주관 계약을 맺었는데 2곳이 모건스탠리와 크레디트스위스(CS)로 외국계 증권사였다. SK의 한 핵심 관계자는 “해외 기관 투자가들의 자금을 대거 유치하기 위해 외국계 증권사들을 중용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SK쉴더스가 상장과 관련된 주요 의사결정에서 외국계 투자자들의 입장을 중요시 했는데도 정작 외국계 증권사들은 해외 기관 자금 유치에 실패한 셈이다.

크레디트스위스. 서울경제DB크레디트스위스. 서울경제DB


대표 주관사만 놓고 보면 투입된 인원도 외국계 증권사 인력이 더 많았다. NH투자증권(005940)이 김중곤 ECM 대표를 포함 9명의 직원을 기업 실사 인력으로 배정했는데, 모건스탠리는 김원재 IB 부문장 등 5명, 크레디스트스위스(CS)는 김세원 IBCM 본부장 등 6명을 이번 SK쉴더스 IPO에 투입했다.

한 IPO 관계자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 그 동안 IPO 대어 청약에 해외 기관들이 의무 보유 확약 없이 공모주 투자를 쉽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시장이 부진할 때 외국 기관들의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 이라며 “해외 큰 손들의 외면에는 외국계 증권사들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SK쉴더스의 상장이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모건스탠리와 CS는 공모가 하단(3만 1000원) 기준 최소 17억 4700만 원 씩의 상장 수수료를 챙길 예정이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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