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설마 코스피 반토막 나겠나"…지수형 ELS 돈 몰린다

"세계증시 박스권 지속" 전망속

S&P500·유로스톡스 ELS상품

지난달 발행 4471억으로 1위

코스피 추종 상품도 잇단 출시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금액이 지난달 다시 4조 원대로 올라섰다. 글로벌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녹인(원금 손실 구간)’ 진입 가능성이 줄어든 데다 향후 급반등보다는 박스권 양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판단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ELS 규모는 4조 855억 원으로 1월 대비 75.61% 급증했다. 4조 원이 넘는 발행 금액은 2021년 9월의 4조 588억 원 이후 처음이다. 1월 2조 3264억 원이었던 발행 금액은 2월 3조 565억 원, 3월 3조 9752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4월 조기 상환 금액도 1조 7891억 원으로 전달(9713억 원) 대비 84.19% 늘었다. 4월 조기 상환 비율이 증가한 것은 평가 기준이 되는 10월 발행 기준가가 9월보다 대체로 낮게 형성된 영향이다. 유로스톡스(EUROSTOXX)50과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를 기초 자산으로 한 지수형 ELS 상품(총 104개)은 4471억 원을 모아 가장 많은 발행 금액을 기록했다.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에서 은행예금 이자 이상의 중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지수형 EL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증권사들도 관련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KB증권은 코스피지수와 S&P500 등을 기초 자산으로 활용하는 ELS 14종을 9일 출시했다. 한국투자증권과 교보증권도 지수형 ELS 상품에 대한 공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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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는 계약 만기일까지 특정 종목의 주가, 주가지수 등 기초 자산 가격이 정해진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통상 기초 자산이 발행 시점 대비 40~50% 하락하면 녹인 구간에 들어간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가 바닥에 있다는 평가가 많은 만큼 큰 폭의 추가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9배 수준으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의 8.8배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한 ‘KB able ELS 2365호’의 경우 최초 기준가격 결정일이 13일이다. 코스피가 이날 2600선에 마감한 점을 고려할 때 녹인 기준인 50%(1300선)까지 빠질 확률은 현저히 낮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가 하락하며 ELS 발행 기준가가 많이 낮아졌고 변동성이 확대되며 쿠폰(이자) 수익률까지 증가해 투자 매력도가 커졌다”며 “다만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홍콩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ELS에 대한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가 변동 폭이 큰 특정 종목을 기초 자산으로 한 ELS 투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특정 종목을 기초 자산으로 한 ELS가 녹인 구간에 진입한 사례도 곳곳에서 포착된다. 넷플릭스를 기초 자산으로 한 ELS가 대표적이다. 넷플릭스 주가는 9일(현지 시간) 종가 기준으로 연초 대비 무려 71.26% 폭락해 원금 손실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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