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진행한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간 신경전이 이어진 가운데,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시로 고성을 질러 태도 논란이 불거졌다.
9일 오전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후보자에게 요구한 자료는 대부분 제출이 불가하다. 황당한 자료 요구도 상당수”라고 지적하자 이날 청문위원으로 나선 이 의원은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그게 왜 황당하냐. 왜 황당하냐고 하냐. 법적 근거가 있냐”며 소리를 질렀다.
이 의원은 “이런 말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한 후보자가 간사에게 전화해서 청문회 일정을 잡으라, 말라고 한 것으로 안다”며 “어떻게 감히 후보자가 법사위 간사에게 전화해서 국회 일정을 좌지우지하려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어 “국회의원으로서 자괴감이 생겨서 법사위 의정 활동을 하기가 정말 어려울 지경이다 지금”이라고 일갈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말도 안 된다”고 반박하자 이 의원은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뭐가 말도 안 되냐. 뭘 잘못 알고 있다는 거냐”고 소리쳤다. 이후 마이크를 잡은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근거 없는 사실이다”라며 “간사 누구에게 했다는 말이냐.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박주민 위원이냐? 박주민 간사 대답해보라”고 하자 이 의원은 “전화를 한 사람이 잘못이지”라고 외쳤다.
오후 청문회에서도 이 의원의 고성은 계속됐다.
이 의원은 한 후보자가 지난 부산고검 차장검사 시절인 지난 2020년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카톡 대화를 건네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검찰 간부였을 때 사적 경로를 통해서 대통령 후보자 배우자(김건희씨)하고 연락을 나눴는데, 대통령 배우자가 되면 카톡을 하겠습니까, 텔레그램을 하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한 후보자는 “제가 특별히 영부인 될 분하고 연락할 일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그때는 왜 (김건희씨와) 카톡을 330여회 주고받았냐”고 물었고 한 후보자는 “당시 제가 부산고검 차장이었지만 조국 사건, 이재용 사건과 관련해 총장하고 연락이 되지 않았을 경우에 한해서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그게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걸 국민이 다 알고 있다”고 외쳤고 한 후보자가 “아닙니다”라고 하자 이 의원은 손을 든 뒤 “그만”이라며 소리쳤다.
특히 질의를 이어가던 이 의원은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검찰이란 조직을 위해 일하는 자리가 아니다. 명심하시라”고 했다. 이에 한 후보자가 “예. 잘 새기겠다”라고 답하자 이 의원은 “뭐라고요? 비꼬는 거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 의원 반응에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웃자 그는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왜 웃냐. 왜 제 질문에 대해 킥킥대고 웃냐. 자꾸. 제 질문이 웃기냐?”라고 소리쳤다.
한편 청문회를 지켜본 누리꾼들은 “너무 소리를 지르더라. 술주정인줄”, “술 취한 줄 알았다”, “내가 아는 이수진 의원이 맞나 싶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빵 터질 때 같이 터졌다”, “청문회가 웃긴 건 처음이네” 등 이 의원의 질의 태도가 부적절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온라인 상에는 이 의원이 소리 지르는 것만 짜깁기 한 ‘이수진 취권 모음’, ‘술주정 모음’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제작돼 올라오기도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듣기만 해도 시원하다", “열정이 넘쳐 보이셨다”, "사이다 발언" 등 이 의원의 질의 태도를 지지하는 의견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