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노펙'에 발끈한 산유국 "유가 300% 치솟을것"

美 산유국 담합 제재법 추진에

UAE "부당한 표적 됐다" 반발

수하일 알마즈루아이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장관. AP연합뉴스수하일 알마즈루아이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장관. AP연합뉴스




미국이 원유 생산에 대한 산유국 간 담합을 처벌하려는 법안을 추진하자 산유국들이 ‘가뜩이나 높은 국제 유가를 더욱 치솟게 만들 수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수하일 알마즈루아이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 장관은 10일(현지 시간)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에너지 위기로 산유국들이 부당하게 표적이 되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실제로 법안이 통과되면 국제 유가는 지금보다 300% 더 비싸질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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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위원회는 앞서 5일 ‘석유 생산·수출 카르텔(담합) 금지’, 이른바 ‘노펙(NOPEC)’ 법안을 통과시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협의체인 OPEC+ 등 산유국들이 석유 생산량을 담합할 경우 미국 정부가 산유국을 미국 법원에 제소할 수 있도록 한 이 법안은 하원 통과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남겨 놓았다.

이 법안은 미국과 산유국들이 원유 증산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는 가운데 나왔다. 바이든 정부는 치솟는 국제 유가를 내리기 위해 원유 증산을 압박했지만 산유국들은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OPEC+는 2020년 팬데믹에 따른 석유 수요 급감을 이유로 원유 생산량을 하루 580만 배럴씩 대거 줄였지만 최근 정례회의에서 6월 일일 증산량을 이에 한참 못 미치는 43만 2000배럴로 결정했다. 시장조사 업체 S&P글로벌에 따르면 OPEC+의 4월 일일 생산량은 당초 목표보다 259만 배럴이나 모자란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산유국을 자국 법으로 처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산유국들이 유가 급등 가능성을 앞세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마즈루아이 장관은 “일부 산유국이 할당량만큼 원유를 생산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산유국들이 전 세계가 필요한 원유를 100% 모두 공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 알려진 것보다 (산유국들은) 원유 공급에 더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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