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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미래에셋, 4조1000억에 여의도 IFC 인수

이지스·신세계 제치고 우선협상자로

사모리츠 설립해 매입자금 확보

加 브룩필드운용은 1.5조 차익

국부 유출 논란은 막판 변수로

서울 여의도 IFC 전경서울 여의도 IFC 전경




미래에셋그룹이 이지스자산운용·신세계(004170)컨소시엄을 제치고 여의도 IFC를 4조 1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사모리츠를 설립해 IFC를 품는 구조여서 국내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IFC를 보유한 캐나다의 부동산 투자사 브룩필드자산운용은 6년 만에 1조 5000억 원 이상의 매각 차익을 챙기게 돼 국부 유출 논란도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1일 IFC를 소유한 브룩필드자산운용이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자사를 선정해 통보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 측은 3분기 내 거래 완료를 목표로 브룩필드와 추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IFC는 여의도에 위치한 대형 복합 상업 건물로 오피스 3개 동과 콘래드호텔, IFC 몰로 구성됐으며 연면적은 약 15만 3,160평에 이른다. 딜로이트안진과 AIG·CLSA·IBM코리아·소니 등 국내외 금융 및 다국적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시중 금리 상승 등을 고려해 IFC 인수가를 당초 제시했던 4조 4000억 원에서 3000억 원 정도 낮춘 4조 1000억 원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의 한 관계자는 “우수한 부동산 투자 실적과 자금 및 투자자 모집 능력을 바탕으로 최종 입찰 과정에서 IFC 매입가를 낮춰 투자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IFC의 몸값이 지난 1년 사이 3조 원 안팎에서 4조 원 이상으로 급등해 국부 유출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룩필드는 2016년 미국 AIG그룹에서 IFC를 2조 5500억 원에 인수해 약 6년 만에 1조 5000억 원가량의 수익을 내게 됐다. 미국 AIG도 2016년 IFC를 브룩필드에 넘기면서 약 9000억 원의 매각 차익을 챙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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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은 향후 사모리츠를 신규 설립해 IFC 인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이 과거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내 15개 호텔을 인수하기로 했다 불발돼 돌려받은 8000억 원의 자금 중 상당 부분을 투입할 예정이고 미래에셋생명 등 관계사도 투자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부동산 펀드가 아닌 리츠를 통해 IFC를 사들이는 만큼 현행법상 연기금이나 공제회가 IFC를 사들일 회사 지분의 5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브룩필드자산운용은 IFC를 담보로 2조 2800억 원의 대출을 받은 상태다.

4조 1000억 원의 인수가를 고려할 때 현재 대출 규모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미래에셋그룹은 약 1조 8000억 원의 절반인 9000억 원을 국내 연기금이나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을 동원해 마련해야 한다. 1조 원 안팎의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기관은 국내에서는 국민연금 정도에 그쳐 향후 국민연금의 참여에도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조달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지분 투자자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었지만 리츠를 통해 자산을 매입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며 “고가 매입으로 국부 유출 논란이 나오는 만큼 연기금·공제회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는 어려워 구조화를 통해 지분 규모를 줄이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추후 IFC몰을 리모델링하고 오피스 건물의 임대료를 높여 수익률 상승도 도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그룹의 한 관계자는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인수가를 대폭 낮춰 캡레이트(CAP RATE·수익 환원률)를 4%까지 끌어 올렸다”며 “브룩필드가 매각 차익에 대해 국내에 모든 세금을 납부하도록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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