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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추기경 '외세와 결탁' 혐의 체포…바티칸 "우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셉 젠(90·사진) 추기경이 홍콩국가보안법 상 외세와 결탁 혐의로 체포됐다. 이에 교황청은 우려를 표했고, 미국과 유럽연합(EU), 인권단체들은 일제히 비판했다.



홍콩 경찰은 11일 밤 45~90세의 남녀 각 2명씩을 외세와 결탁 혐의로 10일과 11일에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개별 용의자의 신상을 밝히지 않았으나 홍콩 언론은 체포된 이들이 젠 추기경과 마거릿 응(74) 전 입법회 의원, 가수 데니스 호(45), 후이포컹 전 링난대 교수이며 모두 밤사이 보석으로 석방됐다고 12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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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시행된 홍콩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지금껏 홍콩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70여명이 체포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경찰의 체포 작전은 국가보안법의 강력한 지지자인 존 리 전 보안국장이 차기 홍콩행정장관으로 선출된 직후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차기 행정장관으로 당선된 존 리는 보안국장과 정무부총리를 거치면서 국가보안법을 적극 집행했다. 이에 그가 행정장관으로 오는 7월 1일 취임하면 홍콩의 공안정국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젠 주교는 2006년 추기경으로 임명됐으며 3년 뒤 은퇴했다. 그는 2014년 우산혁명, 2019년 반정부 시위, 6월 4일 톈안먼 민주화시위 촛불 집회 등에 적극 참여하며 홍콩 민주 진영에서 목소리를 내왔고, 이로 인해 친중 진영의 공격을 받아왔다.

이에 교황청은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추기경 젠의 체포 소식을 우려 속에 접했고 상황을 극도로 주시하고 있다"며 "홍콩 지지자들을 겨냥하는 것을 중단하고 부당하게 구금되고 기소된 이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말했다.


김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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