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가 기업공개(IPO)에 실패하면서 SK증권(001510)과 키움인베스트먼트가 울상이다. 이들은 2019년 11월 원스토어에 주당 2만 5000원으로 950억 원을 투자했는데, 상장 시도가 무위로 돌아가며 투자금 회수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스케이에스키움파이오니어는 지난 2019년 11월 14일 원스토어에 950억 원을 투자, 보통주 387만 1352주(지분율 17.7%)를 보유 중이다. 에스케이에스키움파이오니어는 SK(034730)증권과 키움인베스트먼트가 유한책임사원(GP)로 운용하는 펀드로 SK증권과 SKS프라이빗에쿼티가 각각 98억 5000만 원, 3억 5000만 원을 직접 출자하기도 했다.
원스토어가 당초 계획대로 상장했다면 최대 700억 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됐다. 공모가 희망 범위 상단이 4만 1700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당장 구주 매출로만 807억 원을 회수할 계획이었다. 또한 상장 후에도 193만 6352주를 보유하며 증시 입성 3개월 이후부터 처분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원스토어의 상장 시도가 무위로 돌아가며 이들의 투자 수익 확보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원스토어는 지난 9~10일 기관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기관들은 주당 2만 5000원 가량이면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SK증권과 키움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주당 2만 5185원과 별반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한 IB 관계자는 “원스토어가 최종 공모가를 두고 2만 5000원과 2만 8000원을 고민했다”며 “다만,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 단가와 공모가가 별반 다르지 않아 최종적으로 상장 시도가 물거품이 됐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투자금 회수 시기 역시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원스토어는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하여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 추진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글로벌 증시 침체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상장 재추진까지 상당 시일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원스토어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한 차례 상장 시도가 실패한 만큼 향후 IPO 재추진 단계에서 확실한 흥행카드가 있지 않는 한 공모가를 3만 원 이상으로 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라며 “단기간에 상장을 재시도하기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SK쉴더스에 이어 원스토어까지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 시도가 물거품이 되면서 모회사 SK스퀘어(402340)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쉴더스의 2대 주주이자 FI 인 블루시큐리티인베스트먼트(맥쿼리자산운용)는 상장을 통해 약 4900억 원의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원스토어와 마찬가지로 SK쉴더스 역시 수요예측 부진에 목표한 공모가를 맞추지 못하면서 상장을 철회했고, 이들의 투자 회수 규모와 시기 역시 불확실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