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 버거는 지난 달부터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매장에서 취식 고객에게는 다회용 플라스틱 컵이나 머그잔에 콜라·사이다·커피 등을 담아주고 테이크 아웃을 하거나 배달을 시킨 고객에게는 캔과 페트병에 담긴 음료만 준다.
노브랜드 버거 매장에서 일회용 컵이 자취를 감춘 것은 다음 달 10일부터 시행되는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때문이다. 이 제도는 일회용 컵에 담긴 음료를 구매할 때 300원의 보증금을 추가로 내고 나중에 컵을 반납하면 300원을 돌려주는 제도다. 스타벅스·이디야커피·파리바게뜨·롯데리아 등 점포 100개 이상을 운영하는 브랜드 매장에서 시행된다.
하지만 제도 도입을 앞두고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가뜩이나 음료 주문·제조로도 바쁜데 라벨 스티커 부착에 컵 수거까지 하려면 직원들 업무 부담이 늘어나고, 위생문제 등 신경 쓸게 많기 때문이다.
이에 노브랜드 버거는 제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아예 매장에서 일회용컵을 쓰지 않는 결단을 내렸다. 노브랜드 버거 관계자는 “직영점이든 가맹점이든 직원들이 일회용 컵 반납 업무까지 하려면 부담이 가중되고, 오히려 컵 수거 담당 인력을 별도로 채용해야 해 금전 부담도 커질 수 있다”며 “특히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에서 이번 시행으로 추가 세척을 위한 인건비나 수고가 많은 점이 부담이 돼 캔 음료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제도 시행을 유예하거나 무기한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점주는 “자영업자들이 빈 컵 회수·보관 방법 등을 준비하기에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매장이 좁아서 컵을 보관할 곳도 마땅치 않은데 카페가 쓰레기 보관소가 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점주도 “환경 문제를 고려해 일회용컵을 수거하는 취지는 동감하지만 공무원들이 할 일을 업체들에게 모두 떠넘기는 것 같아 불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