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에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증가하는 이른바 ‘불황형 흑자’의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심화된 글로벌 공급망 충격에 따른 생산 감소와 환율 상승의 영향이나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기업들이 단행한 비용 효율화가 효과를 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국내 매출 100대 기업(금융·공기업 제외)의 올해 1분기 경영실적을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총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22조816억원, 30조612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2.0%(6조7209억원)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1.4%(3조1543억원) 증가했다.
100대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9.5%로 전 분기보다 1.15포인트 올랐다. 전경련 측은 “대체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아 수익보다 비용 감소가 클 때 이 같은 불황형 흑자가 현상이 나타난다”며 “올해 1분기는 공급망 충격에 따른 생산 차질과 환율 상승이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업들의 생산비용 절감 노력도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경영 효율화의 결과일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올해 1분기 10% 이상의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기업은 총 25곳이었는데 이 중 1위를 차지한 곳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011200)이었다. HMM은 해운업종의 비수기임에도 해상운임 상승, 운영 효율화에 힘입어 6개 분기 연속 최대실적을 달성하며 64%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전경련은 총 10개 업종 중 건설업, 숙박·음식점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영업이익률이 전 분기 대비 늘었다고 밝혔다.
유정주 전경련 기업제도팀장은 “올해 1분기 대기업의 매출이 전분기보다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증가했다”면서 “매출 상위 기업들이 수출기업이라 환율 상승의 영향도 컸지만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경영 효율화의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