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바이든 "文은 좋은 친구"…회동 불발에 10분간 통화

[한미 정상회담]

바이든 "한미관계 강화노력 감사"

文 "한미동맹 더 공고해지길"

'38선 철조망 십자가' 선물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저녁 전화 통화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20~22일 한국 방문을 계기로 추진해오다 무산된 만남 대신 이뤄진 것으로 이날 통화는 서훈 전 안보실장, 최종건 전 외교부1차관이 배석한 가운데 오후 6시 52분부터 약 10분간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끝내고 공식 만찬에 참석하기 직전 통화를 마쳤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통화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좋은 친구’라고 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도 “첫 방한을 환영한다. 퇴임 인사를 직접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는데 통화를 할 수 있게 돼 고맙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1년 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회상한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 동맹 강화에 역사적인 토대를 만든 것을 좋은 기억으로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해 노력해준 문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도 “한국을 아시아 첫 순방지로 방문한 데 대해 감사를 표하며 이는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인사했다.



문 전 대통령은 또 “윤 대통령과 첫 한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을 축하하며 우리 두 사람이 한미 동맹을 공고하게 한 토대 위에서 한미 관계가 더 발전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한국의 대응이 국제사회의 결속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 감사의 뜻을 표했고 문 전 대통령은 이에 “민주주의 국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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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21일 경남 양산 사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문재인 전 대통령이 21일 경남 양산 사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서로 내외 간의 각별한 안부를 교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앞으로도 두 사람 간의 신뢰와 우의가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했다”며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을 또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문 전 대통령이 보내준 선물에 대해서도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의 선물은 남북 군사분계선의 철조망을 녹여 만든 십자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은 2021년 바티칸 교황청 방문 당시에도 프란체스코 교황에게 해당 철조망으로 만든 십자가를 선물한 바 있다. 윤 의원은 “분단의 아픔과 고통, 대립과 갈등을 상징했던 가시 돋친 비무장지대 철조망을 용서와 화해를 상징하는 십자가로 만들어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정숙 여사는 질 바이든 여사에게 편지와 비단 무릎 담요, 손자 선물로는 한복을 전달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 기간 서울 회동까지 추진됐지만 무산됐다. 현직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러 방한한 바이든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을 만나는 게 외교 프로토콜상 맞지 않다는 판단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선물했던 평화의 십자가. 연합뉴스지난해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선물했던 평화의 십자가. 연합뉴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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