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그룹의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가 지난 3월 첫 순수 전기차 ‘미니 일렉트릭’을 내놨다. 미니는 2025년 초 마지막 내연기관 모델을 끝으로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선보인다는 목표다. BMW그룹 최초의 순수 전기차 브랜드를 꿈꾸는 만큼 미니의 전동화 시대를 여는 첫 전기차에 대한 관심도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미니 일렉트릭은 과연 시장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미니 일렉트릭은 ‘미니 쿠퍼 S’를 기반으로 개발된 3도어 해치백 모델이다. 외관은 동그란 형태의 헤드램프를 필두로 부드러우면서도 귀여운 미니 특유의 이미지가 그대로 담겨 있다. 전면부 그릴 테두리에는 미니 브랜드의 상징 격인 육각형 라인이 적용됐다. 처음 실물을 보면 차체 크기가 유독 작다는 느낌이 드는데, 실제로는 전장이 3850㎜로 경차인 기아 레이보다 255㎜나 길다.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을 유지하되 순수 전기 모델만의 디자인 요소가 곳곳에 더해졌다. 앞뒤 엠블럼과 사이드 미러 캡에는 전기차를 상징하는 노란색이 적용됐다. 타이어에도 노란색 테두리를 더했다. 눈에 띄는 컬러임에도 이질감 없이 미니 일렉트릭의 귀여운 이미지에 잘 녹아든다는 평가다. 후면 범퍼에도 전기차를 상징하는 ‘E(Energetic Yellow)’ 배지를 부착했다.
실내는 간결하면서도 편의성이 강조됐다. 터치스크린 기능이 포함된 원형의 8.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미니의 감성을 제대로 전달해준다. 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는 배터리 표기량과 회생제동으로 구성된 새로운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적용해 시인성과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기어 노브와 스타트·스톱 버튼에는 외관에서도 볼 수 있었던 노란색이 두루 활용됐다.
주행을 시작하자 브랜드 특유의 묵직함이 전해졌다. 미니 일렉트릭은 내연기관 모델 대비 무게중심을 30㎜ 낮춰 안정감이 한층 강화된 느낌이다. 코너를 돌 때도 중심을 잘 잡아주며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갔다. 특히 도심형 전기차를 지향하는 만큼 과속방지턱, 요철을 넘을 때의 승차감이 중요한데 미니 일렉트릭은 이전 미니 차량 대비 확실히 개선된 승차감을 보여준다.
보닛 아래에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7.5㎏·m의 힘을 발휘하는 최신 동기식 전기모터가 탑재됐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60㎞까지 가속하는 데 3.9초, 시속 100㎞(제로백)까지는 7.3초가 소요된다. 수치에서도 느껴지듯 주행성능은 ‘도심형’으로 쓸모를 제한하기엔 아쉬울 만큼 우수한 편이다. 여기에 전기차 특성에 맞게 최적화한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컨트롤(DSC)’ 시스템을 적용해 가속 즉시 발휘되는 전기 모터의 높은 토크를 안정적으로 전달한다. 짧은 주행거리는 다소 아쉬운 점이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159㎞(복합 기준)에 그친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고자 미니는 브랜드 최초로 회생제동 강도를 운전자 취향에 맞춰 두 단계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높은 강도의 회생제동을 유지하고 주행할 경우 실제 주행거리는 159㎞를 크게 넘어선다. 다만 전기차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 경우 짧은 주행거리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구매를 망설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급속충전 시 80%까지 약 35분이 소요된다.
미니 일렉트릭의 국내 초기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지난 1월 사전예약을 받기 시작한 이후 한 달 반 만에 올해 예상 판매량의 90%에 해당하는 700여대가 예약됐다. 미니 감성을 즐기면서 동시에 도심에서 출퇴근 등 간단한 용도로 활용할 차량을 찾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클래식 트림 4560만 원, 일렉트릭 트림 4990만 원으로 책정됐다. 보조금을 받으면 지역에 따라 3000만 원 중반대에서 4000만 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