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가 중형 SUV XC60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선보였다. 공식 이름은 ‘XC60 리차지 PHEV T8’. 충전이란 의미를 담은 ‘리차지’를 이름에 사용하며 기존 친환경 모델과의 차별성을 드러냈다.
국내에서 업계 최초로 디젤차 판매를 중단한 볼보는 지난해부터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와 PHEV 등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국내 시장에 내놓고 있다. 특히 가솔린 엔진과 순수 전기모드 주행을 동시에 제공하는 PHEV는 볼보의 전동화 전략을 완성하는 핵심 모델이다.
부분변경 모델답게 신형 XC60의 디자인은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 전면부에 크롬바를 추가해 넓은 차체를 강조했고, 새로운 범퍼 디자인을 적용하는 약간의 변화를 줬다. 차체는 전장이 4710㎜, 전고가 1645㎜다. 국산차와 비교하면 현대 싼타페보다 조금 작다.
주행을 시작하면 PHEV 모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기본으로 설정된 주행 모드는 ‘하이브리드’다. 기존의 MHEV 모델처럼 저속에선 배터리가 모터를 돌리고, 일정 속도를 내면 가솔린 엔진이 개입하는 방식이다.
PHEV만의 특성을 경험하기 위해 순수 전기를 사용하는 ‘퓨어’ 모드로 설정한 뒤 도로에 나섰다. 가벼운 전기 모터 소리만 차내에 들릴 뿐 속도를 내도 정숙함이 유지된다. 전기차를 운전할 때와 똑같은 주행 질감이다. 가속력은 폭발적이다. 가속 페달을 밟는 족족 멈칫거림 없이 원하는 만큼 속도를 낸다. 기존 모델보다 50마력 향상된 출력을 제공하는 모터 덕분에 신형 XC60 PHEV는 최고출력 455마력, 최대토크 72.3㎏·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제로백은 4.8초에 불과하다. 역대 볼보 모델을 통틀어 가장 폭발적인 주행 성능이다.
순수 전기모드로 갈 수 있는 주행거리도 대폭 개선했다. 롱레인지 배터리를 적용해 1회 충전 시 기존 모델(33㎞)보다 약 80%가 향상된 최대 57㎞까지 순수 전기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물론 감속 시 회생제동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주행 가능 거리는 이보다 더 늘어난다. 실제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을 출발해 도봉구 소재 캠핑장 무수아취까지 약 26㎞를 순수 전기 모드로 달린 결과, 출발 당시 67㎞이던 주행 가능거리는 목적지 도착 후 49㎞로 줄어있었다. 실제 주행거리보다 적은 18㎞만을 달린 것으로 기록됐다. 2020년 서울시 승용차 소유주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가 31㎞인 점을 고려하면 이틀 정도는 기름을 사용하지 않고도 주행할 수 있을 듯 하다.
가격은 8570만 원이다. 전기차의 장점에 준수한 주행 성능, 경제성, 볼보 특유의 안전함과 프리미엄 감성까지. 신형 XC60 PHEV는 실용적인 SUV를 찾는 소비자에게 훌륭한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