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공감] 근성의 재발견






“몸이 부서지고 찢어지고 빠개져도 버티는 힘. 오기와 독기와는 다른 진정한 정당성으로 내 몸과 정신을 올곧게 만들어 치고 올라가는 힘. 나는 어느 순간 근성의 정의를 단 한 가지로 결정했고, 내 가슴속 깊이 박았다. “어차피 인간은 모두 죽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죽더라도 내 인생에 승부를 한 번을 보아야 할 것이 아닌가? 죽기 전에 절대 흔들리지 않는 정신으로, 세상을 향해 도전해보자!” (…) 몸이 하고 싶지 않은 걸 하고, 마음이 하고 싶은 걸 하지 않는 것. 그것이 근성이다! (김성모, ‘근성론’, 2022년 피비미디어콘텐츠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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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년 전 ‘보물섬’ 잡지에 작품을 발표하며 데뷔한 만화가 김성모 작가는 독자들이 만화를 소비하는 플랫폼과 형식이 만화 전문지에서 주간지로 웹툰으로 끊임없이 변화해오는 동안 여전히 현역 만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유명 만화가의 문하생 시절부터 수십 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만화 스튜디오의 대표가 되기까지, 그의 삶과 작품을 지배하는 키워드는 ‘근성’이었다. 요즈음엔 ‘근성’이란 신입사원들에게 꼰대 부장님이 훈계하는 고리타분한 말 정도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김 작가는 인생과 업이라는 긴 싸움에서 결국 무너졌다가도 일어서고, 다 잃었다가도 터전을 다시 일구는 뿌리는 결국 근성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만화가의 근성, 리더의 근성, 남자의 근성, 가난하고 서툰 초심자의 근성 등 그가 여러 역할들 속에서 온몸으로 부닥쳐 얻어낸 한 인간의 근성은 결국 우리를 끄덕이게 한다.

사람들은 대개 몸과 마음이 가는 대로 끌려가며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근성이란 몸이 눕고자 할 때도 내 뿌리를 생각하며 허리를 바로세우고, 마음에 꾀가 나도 샛길로 빠지지 않고 제자리로 돌아가는 중력일 것이다. 지금까지 약 400개 타이틀의 만화 2000여 권을 창작했다는 김 작가가 쓴 대사 중에도 이런 말이 나온다. “육체는 단명이고 근성은 영원하다.” /이연실 이야기장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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