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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러 원유 손사래…미소 짓는 정유주

휴가철 앞두고 국제유가 폭등 전망

국내 업체는 역대급 실적잔치 기대

에쓰오일 3.11%·SK이노 2.62% ↑





유럽연합(EU)이 해상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즉각 금지하기로 하면서 정유 관련주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호조로 배당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점도 정유주의 투자 매력을 더하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S-Oil(010950)은 전 거래일보다 3500원(3.11%) 오른 11만 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주가다. SK이노베이션(096770)(2.62%), GS(078930)(1.91%) 등 대형 정유 관련주뿐 아니라 중소형사인 중앙에너비스(000440)(7.63%), 한국석유(004090)(3.13%), 흥구석유(024060)(2.41%)도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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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주 강세의 배경에는 EU가 러시아 제재 방안 중 하나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한 결정이 있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EU는 해상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수입하는 러시아 원유의 67%에 달하는 양이다. 추후 송유관을 통한 육로 수입도 단계적으로 축소해 올해 말까지 기존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을 90%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공급이 줄어드는 추세와 달리 국제 유가의 수요는 폭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도 정유주에는 호재로 꼽힌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에 더해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를 완화하고 여름 휴가철 드라이빙 시즌이 다가오면서 국제 유가가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EU의 추가 제재 가능성, 러시아의 추후 대응 등을 고려하면 국제 유가는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원유 수요의 계절적 성수기 진입 등 국제 유가의 하락 요인보다는 상승 요인이 더 많은 상황이라 6월 국제 유가는 한동안 배럴당 120~130달러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권가는 유가 급등이 불러올 정제 마진의 상승세가 정유 업체의 실적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제 마진은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 등 각종 비용을 뺀 금액으로 실질적인 정유사의 수익이다. 정유 업계는 배럴당 4~5달러의 정제 마진을 손익분기점으로 여기는데 최근 국제 유가 급등으로 싱가포르 복합 정제 마진이 배럴당 20달러를 넘어서면서 정유사의 실적 잔치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 SK에너지, S-Oil 등 국내 정유 업체들은 역대급 정제 마진을 낼 수 있는 이 기간 정제 설비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며 실적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제 마진은 전 분기 대비 배럴당 15달러 이상 상승한 상황”이라며 “미국 주간 중간 유분 재고가 2008년 중순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정제 마진 강세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 합의에서 러시아를 제외하면 국제 유가가 안정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월 31일(현지 시간) 일부 OPEC 회원국들이 산유량 합의에서 러시아의 참여를 중단시키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를 산유량 합의에서 배제할 경우 다른 OPEC 회원국들이 원유 생산량을 늘릴 수 있게 되면서 공급망 차질이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다.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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