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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7800억 빚낸 CGV, 범죄도시 인기에도 재무여력 '먹구름'

한신평, CGV 신용등급 전망 'A-' 유지

"금융비용 상승 영향에 재무 개선 불확실성 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영화 관람객이 부쩍 늘었지만 CGV의 재무안정성 향상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간 자본 확충을 위해 신종자본증권 등 금리가 높은 차입금을 늘려오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탓이다.



한국신용평가는 4000억 원 규모 영구전환사채(CB) 발행을 앞둔 CJ CGV의 신용등급 및 전망을 'A-(부정적)'으로 유지한다고 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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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닥터스트레인지와 범죄도시, 쥬라기월드 등 대작들이 잇따라 흥행하면서 영화 관람 수요가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그간 공격적으로 늘려온 차입 부담을 줄이기엔 역부족이라고 봤다. 올해 1분기 CGV의 매출액은 약 22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25억 원 대비 30% 늘었다. 여기에 4월부터 영화관 내 취식 금지가 해제되면서 가파른 실적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신평은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중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중국 일부 지역 봉쇄와 차입 증가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상승 영향으로 실적과 재무지표 개선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CJ CGV는 코로나19 여파를 지나며 영업실적 악화에 따른 부족자금과 차입금 상환 자금을 대부분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해왔다. 2020년 5~6월 유동화증권 발행(850억 원), 10월 신종자본증권 발행(800억 원), 10~11월 유동화증권 발행(650억 원), 12월 신종자본차입(2000억 원), 2021년 12월 신종자본증권 발행(1800억 원) 등이다. 특히 자본으로 인정돼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를 개선할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을 주로 발행했다. 올해 1분기 기준 CJ CGV의 신종자본증권 잔액은 약 7800억 원이다. 회사가 2021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매출액(7363억 원)보다 많은 규모다. 한신평은 "CJ CGV의 자본 규모는 2019년 말 약 3조 원에서 올해 1분기 1804억 원까지 감소했다"며 "특히 신종자본증권이 지닌 부채 성격을 고려할 경우 실질적인 재무안정성은 현재 재무지표 대비 열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차입 규모가 막대한 만큼 불어난 금융비용도 부담이 클 것으로 봤다. 신종자본증권은 초기 이자율이 4~5%로 일반 회사채 대비 높고 대부분 2~3년 이후 1%, 이후 매년 0.5%포인트 내외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스텝업 조항이 붙은 채권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CJ CGV의 금융비용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17년 6.6배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 -0.2배, 2021년 0.5배, 2022년 3월 0.4배 등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한신평은 "그간 CJ CGV의 실적 저하 수준과 누적된 차입 규모를 고려할 때 단기간 내 재무안정성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2200억 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가 전환권 행사되거나 CJ그룹의 지원이 이어질 경우 실질적인 재무부담이 중장기적으로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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