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이 프랑스 샌드위치·샐러드 브랜드 ‘리나스(Lina‘s)’의 새 주인이 됐다. 지난 2002년 국내에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리나스를 들여와 운영해온 지 20년 만에 프랑스 본사를 아예 사버렸다. 그간 배스킨라빈스, 던킨 등 해외 브랜드를 한국에 들여온 후 본국에서보다 더 크게 성공시켜온 데서 한발 더 나아간 셈이다. SPC그룹은 리나스의 기술과 레시피를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주요 브랜드에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해외 진출 국가도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SPC그룹은 유럽지주회사인 SPC유로가 리나스 브랜드를 소유한 프랑스 ‘리나스 데블로프망(LINA’s Developpement)‘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고 7일 밝혔다. SPC그룹의 해외 브랜드 첫 인수 사례다. 동시에 글로벌 본사 브랜드를 역인수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구체적인 인수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리나스는 1989년 프랑스 파리에서 창업자 리나 므루에의 이름을 따 설립된 샌드위치·샐러드 전문 브랜드로 현재 프랑스와 한국, 콜롬비아, 레바논 등 4개국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에는 지난 2002년 SPC그룹이 중간가맹사업자가 가맹점 운영권을 판매할 수 있는 마스터 프랜차이즈형태로 리나스를 들여왔으며 현재 강남, 여의도 등지에 1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SPC그룹의 리나스 인수는 업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 동안 SPC그룹은 현지 업체와 합작 법인을 설립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을 택했는데 이번엔 글로벌 본사 인수라는 공격적인 전략을 택했기 때문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한국에서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샌드위치·샐러드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데다 향후 글로벌 진출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기술력이 좋은 리나스를 인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PC그룹은 리나스의 기술과 경험을 활용해 글로벌 사업 부문에서 시너지를 높이는 한편 국내외에서 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리나스를 SPC그룹의 ‘샌드위치 및 샐러드 연구개발(R&D) 허브‘로 삼기로 했다. 프랑스 현지에서 개발한 제품을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을 비롯한 그룹의 국내외 주요 브랜드 매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또 리나스 매장을 국내는 물론 유럽에서 확대하고 파리바게뜨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해 북미,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SPC그룹은 이번 인수를 기점으로 해외 영토 공략을 더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브랜드 인수 작업에 더 공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잭 모란 SPC그룹 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은 “리나스가 보유한 기술력과 프랑스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는 SPC그룹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해외 브랜드 인수 등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PC그룹이 해외에서 들여온 브랜드가 국내에서 더 주목을 받은 사례는 리나스 뿐만이 아니다. SPC그룹의 계열사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베스킨라빈스, 던킨 등은 최근 플래그십 매장과 디자인을 강화한 제품들을 선보이며 MZ세대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가 강한데 한국에서는 오히려 젊고 트렌디한 브랜드로 부각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SPC그룹이 2002년 들여온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파스꾸찌도 국내 매장 수가 유럽 현지보다 5배 가량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