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캄보디아 해군기지 쓴다"…美 공들이는 印太에 첫 거점

WP "레암기지에 軍 주둔 추진"

中 "독점 사용 아냐" 신중 반응

2019년 7월 캄보디아의 레암 해군기지에 정박한 경비정의 모습. AP연합뉴스2019년 7월 캄보디아의 레암 해군기지에 정박한 경비정의 모습. AP연합뉴스




중국이 캄보디아 해군기지에 자국 군대를 주둔시키는 방안을 비밀리에 추진 중이라는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가 나왔다. 계획이 실현되면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첫 군사기지를 갖게 된다. 인도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WP는 6일(현지 시간)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태국만과 접한 캄보디아 레암 해군기지에 중국이 군대를 배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레암 기지는 증축 공사 시작을 앞두고 있으며 중국은 증축 비용을 대는 대가로 기지 북부에 대한 독점 사용권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열리는 기공식에는 주캄보디아 중국 대사도 참석한다고 WP는 전했다. 현재 중국의 해외 군사기지는 아프리카 지부티에 있는 해군 시설이 유일하다. 군대가 배치되면 중국이 전략 거점으로 삼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첫 해외기지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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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캄보디아 측은 계획 공개에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한 중국 정부 관계자는 WP에 “중국군이 주둔하는 것은 맞지만 과학자들도 기지를 사용할 예정”이라며 독점 사용에 선을 그었다. 워싱턴DC 주재 캄보디아 대사는 “캄보디아는 (외국 군대의 주둔을 허용하지 않는) 헌법을 강력히 준수하고 있다”며 이 사실을 부인했다. 이후 중국 외교부 역시 캄보디아의 입장을 인용하며 WP의 보도가 “악의적 추측”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의존이 심화되고 있다는 캄보디아 내부의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외국 인사가 레암 기지를 방문할 경우 중국군이 캄보디아군과 비슷한 군복을 입거나 군복을 아예 입지 않을 수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중국의 이번 기지 건설은 미국이 공을 들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도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리처드 폰테인 신미국안보센터 대표는 “(이번 주둔이 실현되면) 중국은 다른 지역의 무력 상황을 보다 잘 관측할 수 있게 된다”며 “이는 인도태평양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중국의 야망에 부합한다”고 짚었다.

중국이 해외기지를 점차 늘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4월 중국과 안보협정을 체결한 남태평양 솔로몬제도가 후보지로 거론된다. 한 소식통은 “중국이 솔로몬제도에 군사기지 설립을 위한 기술팀을 파견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이 밖에도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중국이 캄보디아·태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12개 국가를 해외 군사기지 후보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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