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박주현, 채종협이 해피엔딩을 맞았다.
지난 9일 KBS2 수목드라마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극본 허성혜/연출 조웅/이하 '너가속') 최종회가 방송됐다. 박태양(박주현)과 박태준(채종협)은 비로소 신나게 뛸 수 있는 순간을 맞이해 환하게 웃었다. 모든 상처를 극복한 두 청춘의 성장이 감동을 선사했다.
박태양은 '2022 한국 배드민턴 왕중왕전'에서 혼합복식 결승을 앞두고, 박태준의 무릎 상태를 알게 됐다. 극 초반 동료 선수의 다리를 지키기 위해 기권을 선언할 만큼 운동을 직업으로만 생각했던 박태준은 이번에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고 싶다고 말할 만큼 뜨거워져 있었다. 하지만 박태양이 그런 박태준을 말리다가 발목을 다쳐 결국 결승전은 포기하게 됐다.
박태준이 이토록 결승전을 뛰고 싶어 한 이유가 따로 있었다. 마지막 경기 후, 박태양에게 다시 만나자고 고백을 하려고 했던 것이다. 결승전이 무산되고 병원에 입원하고 나서야 자신이 조금 급했다는 걸 알게 된 박태준. 그는 승률 백프로가 되는 순간을 기다리겠다고 박태양 앞에서 다짐했다.
박태양 덕분에 지킨 무릎을 지킨 박태준은 한 달 동안 열심히 재활 훈련을 했다. 박태준과 박준영(박지현)의 엄마 조향숙(이지현)도 박태양 덕분에 아들의 무릎을 지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불행이 언제나 갑자기 오는 것처럼, 행복도 그렇게 예고 없이 찾아왔다. 조향숙은 박태양에게 전화해 밥을 먹으러 오라고 했다.
박태준이 그렇게 기다리던 승률 백프로의 순간이었다. 시속 '493km'만큼 빠르게 서로를 향해 달려간 두 사람. 박태준은 다짜고짜 박태양에게 "우리 다시 시작하자"며 "넌 사랑받고 있는 사람이라는 거 1초도 잊지 마. 난 너 1초도 안 쉬고 사랑할 테니까"라고 고백했다.
시간은 또다시 1년이 흐르고, 많은 것들이 변했다. 먼저 대학원에 진학한 박준영은 과제를 하며 열심히 제2의 인생을 준비했다. 유니스 감독이었던 이태상(조한철)은 국가 대표 감독이 됐고 코치 주상현(인교진)이 유니스 감독을, 선수였던 이영심(조수향)이 코치를 맡았다. 현역 유니스 선수들도 새로 들어온 후배들에게 선배 노릇을 톡톡히 하며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변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바로 여전히 예쁘게 사랑하며, 배드민턴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박태양-박태준과 육정환(김무준)-이유민(서지혜)이었다. '2023 한국 배드민턴 왕중왕전'에서 다시 만난 두 팀. 코트 위에서 행복하게 웃는 네 사람의 모습 위로 흐르는 "모두 끝난 것만 같았는데 기회가 다시 왔다. 이번엔 잡을 수 있을까", "해보면 알겠지.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이 신나게 뛰어도 되는 순간이란 거지"라는 이들의 내레이션으로 막을 내렸다.
드라마는 끝나지만 이들의 경기는 계속될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열린 결말이었다. 쌍박이 이번에야말로 우승을 할 것인지, 또 나아가 이들이 국가 대표가 될 것인지 등 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이들이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는 점이 중요했다. 이는 그동안 두 사람이 상처를 극복해가며 더욱 단단한 내면을 갖게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같은 메시지는 화면 밖 실제 성장통을 겪고 있는 수많은 청춘들에게도 위로가 됐다.
이 과정에서 펼쳐지는 배드민턴 경기와, 쌍박 커플의 뜨거운 연애는 드라마의 재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청춘의 성장과 스포츠의 박진감 그리고 로맨스의 설렘까지 모두 담아낸 '너가속'은 웰메이드 청춘 스포츠 로맨스 드라마로 오래오래 기억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