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부자들의 삶은 언제나 조명 받기 마련이다. '블링블링 엠파이어' 시리즈는 우리가 들여다보지 못했던 미국 내 부호 아시아인들 초호화 일상을 보여주면서 시원한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우리와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어 더욱 궁금해지는 일상이다.
넷플릭스 예능 '블링블링 엠파이어2'는 LA에 사는 아시아계 부유층의 삶을 담은 리얼리티 시리즈다. 호화로운 파티는 일상, 흥청망청 쇼핑은 취미. 이들은 거리낌 없이 마음껏 삶을 즐기고 있다. 그 덕에 예기치 못한 사건 사고는 늘 뒤따라오고 있다.
리얼리티물의 가장 큰 매력은 캐릭터가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블링블링 엠파이어'에도 다양한 캐릭터성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한다. 싱가포르 억만장자의 아들로 불교신자 케인, 억만장자 테크놀로지 회사의 딸이자 패션 인플루언서 제이미, 비버리 힐스의 성형외과 의사를 남편으로 둔 크리스틴, 억만장자는 아니지만 친구들과 어울리고 있는 모델 케빈, 유명 DJ 킴, TV 쇼 프로듀싱 사업을 하고 있는 켈리, 친구들 중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애나, 미혼 상태에서 두 명의 아이를 둔 셰리와 제시 등 직업부터 사연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모두 가상의 캐릭터나 배역이 아니라 실존 인물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은다. 방송이 끝나도 SNS 등을 통해 이들의 근황을 들여다볼 수 있고, 소통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또 방송에서 조명되지 않았던 비하인드 에피소드까지 SNS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시청자들의 몰입을 유발한다.
가지각색의 캐릭터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갈등을 빚어나가는 과정이 작품의 주 에피소드다. 크리스틴과 애나가 여왕의 자리를 놓고 싸움을 벌이고, 켈리와 앤드루 커플이 크게 싸우며 주변을 시끄럽게 한다. 또 사랑에 빠진 케빈과 킴이 진지한 사이로 나아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작품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외에도 소문과 오해로 잊해 얽히고설킨 이들의 관계성은 지켜볼 만하다.
사회적으로는 미국 미디어가 조명하는 아시안의 고정관념을 깼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그간 미국 미디어는 미국 내 거주하는 아시안을 두고 지루한 공부벌레, 엄격한 가정교육, 운동과 파티를 즐기지 않는 이미지로 정의했다. 그러나 출연자들은 매일 파티를 즐기고, 운동을 놓지 않으면서 사교적인 모임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고정관념을 타파했다는 부분에서 아시아인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그러면서도 자신의 뿌리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귀감을 산다. 케인은 싱가포르 소품들을 집안 곳곳에 배치하고 불교 사상을 가슴에 새긴다. 중국계 출연자들은 중국의 명절을 지키고, 위 세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문화를 따르려고 한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케빈은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받고, 친부모를 만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기도 한다. 미국의 화려한 생활 속에 아시안 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가장 큰 묘미는 단연 화려함이다. 한 번 움직일 때마다 몇 천만 원을 몸에 두르는 이들은 명품은 물론 값비싼 보석까지 고민하지 않고 구입한다. 출연자 중 가장 부호인 애나는 명품 브랜드를 집으로 불러 쇼핑을 즐기고, 식사를 하기 위해 전용기를 타고 파리에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화려한 스포츠카, 패션, 거대한 저택의 인테리어 등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마디로 거대한 대리만족이다.
시즌2까지 나온 상황에서 앞으로 할 들려줄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케빈과 킴의 관계, 헤어진 켈리와 앤드류의 재결합 등 풀리지 않은 이야기가 많다. 시즌2가 시즌3를 예고하고 끝난 만큼 향후 어떤 전개가 이어질지 기대된다.
◆ 시식평: 식사하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 LA 부자의 화려한 일상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