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국방 당국이 2년 7개월 만에 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양국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장관)은 10일 샹그릴라 호텔에서 양자 회담을 가졌다. 두 장관은 예정된 40분을 넘겨 75분간 대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담을 마친 이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결론적으로 굉장히 유익하고 양측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의에는 "추후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회담은 두 장관이 샹그릴라 대화에 나란히 참석하면서 성사됐다. 2019년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웨이 부장과 정경두 당시 장관이 만난 이후 처음이다.
이날 두 장관은 긴장이 고조되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한 데 이어 핵실험 준비 동향까지 보인 바 있다. 이 장관이 북한의 군사 도발이 역내 안정에 위협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이 긴장 완화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이번 회담은 양국 장관이 근 3년 만에 대면하는 자리인 만큼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 파고들기보다는 군사·안보와 관련한 양측의 기본 입장을 확인하는 성격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