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UAM(도심항공교통)’이 뜬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세계적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Urban Air Mobility)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UAM은 도심권의 승객과 화물 운송을 위해 자동화된 저고도 비행체를 이용하는 교통 시스템이다. 미국은 UA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000년대 초부터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을 중심으로 개인용항공기(PAV·Personal Air Vehicle) 개발에 주력했다. 중국은 드론 분야에서 쌓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드론 택시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일본과 유럽연합(EU) 등도 항공 모빌리티에 대한 로드맵을 수립하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경쟁도 치열하다. 보잉과 에어버스 같은 대형 항공기 제조사들이 직간접적으로 무인 항공택시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공유차 서비스 업체인 미국의 우버를 비롯해 항공택시 분야 세계 1위 조비에비에이션, 중국 드론 기업 이항 등이 UA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2020년 90억 달러였던 세계 UAM 시장이 2040년에는 1조 47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관련기사



이는 세계적인 인구 증가와 도시 집중으로 발생하는 교통 혼잡, 환경 오염 등의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유엔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인구 1,0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메가시티가 2018년 33개에서 2030년에는 43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과밀한 도시 환경에서 발생하는 교통 밀도 포화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으로 연결되는데 2차원 도시 교통망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3차원 교통 시스템인 UAM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물론 완전 상용화까지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무엇보다 UAM 비행체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안전과 소음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실제 유럽항공안전기구(EASA)는 UAM 운항 시 10억 비행 시간당 1건의 사고율, 즉 여객기 수준의 안전 신뢰도를 요구하고 있다. UAM 관련 기업은 운항 시 발생하는 소음을 동급 헬리콥터 대비 15㏈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는 중형 트럭이 지나갈 때 발생하는 소음 수준이다.

우리도 UA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이미 정부 차원의 한국형 UAM 로드맵이 마련됐다. 올해부터 2024년까지 대규모 실증사업(K-UAM 그랜드챌린지)도 진행된다. 항우연도 2019년부터 UAM 핵심 기술 개발과 검증을 위한 유·무인 항공기 ‘오파브(OPPAV·Optionally Piloted Personal Air Vehicle)’ 시제기를 개발하고 있다. 항우연은 11개 기관과 협력해 선택적으로 유·무인 운항이 가능한 1인승 UAM 비행체 개발을 내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UAM의 특성상 일부 산업과 기술만으로는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없다.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이 종전의 항공·자동차와 융합돼야 하며 비행체·인프라·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과 노하우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관련 법제도 마련해야 한다. 국내 역량 결집을 위한 산·학·연·관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