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감소·주식 폭락 등 성장세가 꺾인 넷플릭스가 게임·만화 기반 IP와 장르물 주류의 새 작품 정보를 공개했다. 부진에서 벗어날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12일(현지시간)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장르물 ‘기묘한 이야기’와 ‘오징어 게임’을 대표작으로 언급하며 관련 작품 제작과 큐레이션 계획을 시사했다. 장르물·게임·애니메이션은 매니아 층이 확고해 구독자 이탈이 적고, 연속 시리즈 제작이 용이해 락인(Lock-in) 효과가 크다. 게임·만화책 등을 즐겨 왔던 매니아들의 신규 유입을 노릴 수도 있다.
넷플릭스의 이 같은 구상은 팬데믹을 지나면서 OTT(동영상스트리밍플랫폼)에 대한 열기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11년 만에 유료구독자가 20만 명 감소했다고 보고했고, 2분기에도 200만 명 감소를 가이던스로 제시했다. 부진에 회사는 지난달 직원 150명을 해고했고, 자발적으로 떠나는 직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0월 700달러에 달했던 주가는 10일 182달러로 마감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주 넷플릭스에 ‘매도’ 의견까지 내놓았다.
특히 한국 시장의 장르물 제작에 대한 지원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달 25일 보고서를 통해 제작비 효율화 관점에서 한국 작품에 대한 넷플릭스의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넷플릭스 총 콘텐츠 투자비 20조 원 가운데 한국 투자 비중은 5%인 1조 원 수준이고 작품당 제작비 역시 영어권 콘텐츠 대비 20~30% 수준에 불과한데도 한국 장르물의 글로벌 흥행이 계속돼 ‘가성비’를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6~10일 열린 온라인으로 열린 넷플릭스 콘텐츠 쇼케이스 ‘긱드 위크 2022’ 기간 중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 시즌 2’의 제작이 확정됐다. 지난달 대본 리딩 현장이 공개된 ‘D.P.’ 시즌 2와, 13일 제작이 공개된 ‘오징어 게임 2’ 등 인기 한국 장르물의 제작은 계속될 전망이다. 황동혁 감독은 13일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새로운 게임이 시작된다”며 “더욱 새로운 게임, 놀라운 이야기로 찾아 뵙겠다”고 전했다.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캐슬바니아: 녹턴’ ‘철권: 블러드라인’ ‘컵헤드 시즌2’ ‘소닉 프라임’ 등 게임 기반 애니메이션도 선보인다. ‘리그 오브 레전드’ 기반의 애니 ‘아케인’도 다큐와 새 시즌 소식을 알렸다. ‘레지던트 이블’로 유명한 게임 ‘바이오하자드’, 인기 만화책 ‘원피스’는 실사 드라마로 제작된다.
‘고질라’ 등 괴수들이 등장하는 시네마틱 유니버스 ‘몬스터버스’도 애니 ‘스컬 아일랜드’를 선보인다. DC 코믹스의 ‘샌드맨’은 드라마로 제작돼 8월 선보이고, 일본 호러 거장 이토 준지의 작품도 영상화된다.
그래픽 노블 원작인 ‘엄브렐러 아카데미’, 인기작 ‘기묘한 이야기’ 등 소식도 공개되어 기대를 높였다. 앱에 드라마 ‘퀸스 갬빗’과 ‘종이의 집’을 기반으로 한 게임 등을 탑재해, 드라마 종영 후 구독자 이탈도 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