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미국의 첨단 소프트웨어 업체에 투자하며 디지털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하드웨어 분야를 넘어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며 전 산업군을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의 투자 전문 지주회사인 SK㈜는 최근 고정밀 위치정보시스템(GPS) 소프트웨어 개발·운영사인 미국의 스위프트 내비게이션에 350억 원을 투자했다. 2012년 미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스위프트 내비게이션은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보정 신호를 통해 GPS의 오차 범위를 기존 3~10m에서 4㎝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유럽과 일본에서도 이동 통신사들과의 파트너십을 늘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SK가 이번 투자를 계기로 자율주행과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사업에 힘을 실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위프트 내비게이션이 개발한 GPS 기술은 자율주행 구현에 필수 기술로 꼽히며 향후 스마트폰, 자동화 로봇, 도심항공모빌리티(UAM)로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위프트 내비게이션은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SK텔레콤·티맵모빌리티 등과도 고정밀 GPS 서비스 제공을 위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SK가 지금까지 하드웨어 분야에 집중됐던 투자를 소프트웨어로 확장해 미래 핵심 산업을 고루 공략한다는 의미가 있다. SK㈜는 지난해 투자형 지주사에서 나아가 투자 전문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하며 첨단 소재, 바이오, 그린, 디지털을 4대 핵심 사업으로 제시한 바 있다.
지난달 SK그룹도 향후 5개년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디지털 분야에 24조 9000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SK㈜가 SK텔레콤 등 SK 계열사들과 사업을 연계하며 이번 투자의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와 고정밀 GPS는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이 예상되는 기술인 데다 이동통신·반도체 등 SK의 기존 사업과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