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급격한 긴축 우려로 금융·외환시장이 요동치며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장중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지만 정부와 한국은행의 시장 안정화 대응에 상승 폭을 되돌렸다.
14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548%로 전 거래일보다 3.4bp(1bp=0.01%) 올랐다. 국고채 3년물은 이날 오전 3.619%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넘어 2012년 3월 26일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5년물은 2.4bp 오른 연 3.703%, 10년물은 3.7bp 상승한 연 3.691%를 기록했다.
국고채 금리는 글로벌 채권금리 급등 여파로 장중 크게 올랐으나 정부와 한은의 연이은 시장 안정화 조치로 상승 폭이 축소됐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방기선 1차관 주재로 비상 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개최하고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국고채 바이백 규모를 2조 원에서 3조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방 차관은 “필요하면 관계 기관 공조하에 즉시 시장 안정 조치를 가동하겠다”고 발언했다.
한은도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국내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살펴봤다. 이 부총재는 “향후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시장 안정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한은은 시장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이달 발행 예정이었던 통화안정증권 발행 규모를 1조 5000억 원 줄이기로 한 데 이어 다음 달 발행 규모도 조정할 계획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원 40전 오른 1286원 40전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중 1292원 50전까지 오르면서 2020년 3월 19일(1296원)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오후 들어 달러 강세 압력이 완화되고 전날 구두 개입 메시지를 내놓은 당국의 개입 경계감에 상승 폭이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