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박진 외교장관은 14일(현지시간) ‘경제 안보’ 분야 강화를 위해 외교부 내에 과학 기술과 사이버 안보 분야를 전담하는 과학기술사이버국(가칭)을 신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중 대립 속 글로벌 기술 전쟁이 나날이 치열해지는 만큼 과학 기술과 사이버 영역에서도 ‘외교’의 역할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박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미국의 국무부는 이미 오래전부터 해양국제환경과학국을 운영하고 있고 또 사이버 공간, 디지털 정책국을 신설하는 등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그 기술의 혜택을 많은 사람들이 나눠 가지기 위해서는 우리도 이제 경제 안보 차원에서 적극적인 외교가 필요하다는 것을 아주 절실히 느끼고 있다”면서 관련부처와 협의해 외교부 조직을 정비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박 장관은 전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 결과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한미가 협력해 고강도 제재를 추진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북한의 유류 수입 상한선을 줄이는 등의 내용을 담은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중국·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핵실험을 포함한 도발을 하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도 (신규 제재를) 반대할 명분이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한국과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견인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는 아울러 북한의 핵실험 시 유엔 차원의 제재와 별도로 북한에 대한 독자 제재에도 나설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 고위 관계자는 "(한미 외교장관이) 독자적인 제재도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해 추진하는 것으로 얘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