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슈 피츠패트릭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 그의 옆에 서 있던 한 남자가 고개를 떨어뜨렸다. 피츠패트릭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를 꽉 안아줬다. 40년 가까이 캐디 생활을 한 베테랑은 비로소 자신의 이력서에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을 추가할 수 있었다.
우승 경쟁자 윌 잴러토리스의 18번 홀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하자 카메라는 피츠패트릭과 캐디인 빌리 포스터(59)를 함께 비췄다. 2018년부터 호흡을 맞춘 사이다. 프로 중의 프로로 불리는 포스터는 1982년부터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 토마스 비외른(덴마크),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함께한 베테랑 캐디다. 2005년 프레지던츠컵에서는 타이거 우즈(미국)의 가방을 멨다. 하지만 화려한 캐디 경력에도 불구하고 메이저 대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가 챔피언 피츠패트릭보다 먼저 울음을 터뜨린 이유다.
피츠패트릭이 가족들과 기쁨을 만끽하는 사이 포스터는 조용히 18번 홀 깃발에 다가가 키스를 했다. US 오픈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해당 영상을 올리며 “전부 네 것이야, 빌리”라고 축하했다. 피츠패트릭도 “빌리에게 그것은 세상을 의미한다”며 “그가 오랫동안 원하던 일이다. 그것을 해낸 오늘이 믿기지 않는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포스터는 “보통 사람들은 나를 보고 ‘원숭이가 등에 올라타 있다(어려운 숙제라는 뜻)’고 말했지만 나는 고릴라를 업고 다녔다”며 “몇 년 만에 드디어 고릴라를 떨어뜨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기뻐했다. 이어 “오늘 밤부터 다음 주까지 내 간이 축구공만큼 부풀어 있을 것”이라며 파티를 즐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