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상에서 북측 피격에 숨진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아들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아버지의 월북을 그렇게 확신하시면 대통령기록관에 있는 아버지의 모든 정보를 지금이라도 공개하라”며 항의 편지를 공개했다.
20일 이씨의 친형인 이래진씨 페이스북에는 이씨의 아들이 쓴 자필 편지 두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이씨의 아들 A씨는 편지에서 우 위원장을 향해 “적국에 의해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한 가정의 아픔에 대해선 공감하지 못하고 정치적인 이익에 따른 발언을 무책임하게 내뱉는 것에 국회의원의 자격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앞서 우 위원장은 지난 19일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을 쟁점화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북한에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신(新)색깔론”이라며 “협력적 국정운영 대신 강 대 강 국면으로 몰고 가 야당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판단해 강력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우 위원장은 “우리 국민이 북한 군인에 의해서 희생됐고 항의했고 사과를 받았다. 그걸로 마무리된 사건 아닌가”라며 “그분(피해자)의 월북 의사가 있었는지 아닌지가 뭐가 중요한가”라고 주장했다.
A씨는 “월북인지 아닌지가 중요하지 않다면 왜 그때 그렇게 월북이라 주장하며 사건을 무마시키려 하셨던 것이냐”며 “월북이라는 두 글자로 저는 어머니와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했고 우리 가정은 완전히 망가졌는데 지금 국민을 상대로 장난하시는 건가”라고 분노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제 가족에게 사과했느냐, 제가 용서를 했느냐. 조선중앙통신에서 (북한은) 모든 책임이 남쪽에 있다고 했는데 이것이 북한을 굴복시킨 것이냐”며 “우상호 의원님이 무슨 자격으로 사과를 받았으니 된 거 아니냐는 말을 내뱉는 것이냐”고 일갈했다.
A씨는 “아버지는 월북자, 남겨진 가족은 월북자 가족이 되는 끔찍한 죄명을 주려면 확실하고 명확한 증거를 가족들이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당신들만 알고 공개조차 할 수 없는 것을 증거라며 ‘너희 아버지는 월북이 맞으니 무조건 믿으라’고 하는 건 반인권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 위원장님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소속이 아님을 기억하시기 바란다”며 “정황만으로 아버지를 월북자로 낙인찍은 것은 자국민의 편이 아닌 북한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발언임을 부디 인식하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또 우 위원장의 ‘신색깔론’ 주장에 대해서는 “법 위에 군림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민낯일 뿐”이라며 “투명하게 모든 것을 공개하고 직접 챙기겠다고 한 대통령의 약속은 그냥 가벼웠을 뿐”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