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미래 첨단기술 격변에 절박한 이재용…'현재 수준 안주 말라' 위기감 불어넣어

■이재용 의중 반영된 사장단회의

사장단 "한계 넘어야 산업 선도"

M&A·대규모 시설투자 빨라질듯

인플레·공급망 충격 대비도 점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사장단이 20일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가진 전자 계열사 경영회의에서 다룬 화두는 대부분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귀국길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유럽 출장을 마친 이 부회장의 소회 한 마디 한 마디가 곧바로 조직 전반의 위기의식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18일 이 부회장이 공항에서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강조한 발언은 이날 회의의 최대 숙제로 떠올랐다. 삼성 사장단은 회의를 진행하며 ‘차세대 기술 개발’ 논의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앞서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입국한 이 부회장은 취재진과 만나 “몸은 피곤했지만 자동차 업계의 변화, 급변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며 “네덜란드 ASML과 벨기에 반도체연구소(imec)에 가서 차세대·차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되는지 느낀 게 제일 중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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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단은 삼성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한계를 돌파해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전기차용 배터리, 부품 등 각 사업마다 현 수준에 안주하면 안 된다는 결론이었다. 각 그룹사는 이날 토의 결과를 바탕으로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한 중장기 기술 로드맵을 재점검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곧바로 마련하기로 했다.

삼성 사장단은 차세대 기술 개발 외에 △글로벌 인플레이션 △공급망 충격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급감 등 글로벌 위험 요인도 다시 살폈다. 이 역시 “한국에서는 못 느꼈지만 유럽에 가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훨씬 더 (뚜렷이) 느껴지더라”는 이 부회장의 귀국길 발언과 무관하지 않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이 부회장의 유럽 출장을 기점으로 과감한 인수합병(M&A), 시설 투자 작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실제로 이 부회장이 둘러본 유럽은 독일 인피니언, 네덜란드 NXP, 영국 암(ARM) 등 반도체 관련 주요 M&A 후보군이 밀집한 지역이다. 이 부회장이 출국한 6월 7일은 공교롭게도 1993년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내놓은 날과 같다.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다음 달에도 미국 아이다호주의 휴양지 선밸리에서 열리는 ‘앨런&코 콘퍼런스’에 직접 방문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 행사는 글로벌 거대 기업의 수장들이 M&A나 협력 체계 구축 등을 논의하는 장으로 유명하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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