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물가 중심 통화정책 강조한 이창용 “빅스텝, 물가만 볼 수 없어”

한은 물가안정목표 상황 설명회

올해 물가 전망 4.5%→4.7% 이상으로

물가 상승 추세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

빅스텝은 경기·부채 고려해 금통위와 상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은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현재와 같이 물가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물가 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밝혔다. 물가 상승세가 꺾일 때까지 최소한 중립금리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을 예고했지만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여부는 시간을 두고 금융통화위원들과 상의하겠다고 했다.

이날 이 총재는 물가안정목표 상황 설명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5%로 제시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4.7% 이상으로 높여 잡았다. 환율이나 수요 회복 등 여건을 봤을 때 과거 물가 급등기인 2008년(4.7%)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본 셈이다.



이 총재는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배경에 대해 “금통위 이후 4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간 적지 않은 물가 여건의 변화가 있었다”라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정점 기대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고 유가가 금통위 직전 109달러 수준에서 6월 들어 평균 120달러 내외로 크게 상승해 지난 전망 당시의 전제치를 상당 폭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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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 총재는 물가가 더욱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의 물가 흐름은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 국제 원자재 가격 추이, 물가 상승에 따른 임금 상승 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전반적으로 상방 위험이 우세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특히 해외발 공급 충격 영향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전망기관들도 고유가 상황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고 국제 식량 가격도 쉽게 꺾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국제 식량 가격 상승에 따른 애그플레이션 현상은 하방경직적이고 지속성이 높은 특성으로 영향이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며 “글로벌 공급망도 회복 시기가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6%를 넘으면 빅스텝을 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빅스텝을 하느냐 안 하느냐라는 것은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물가가 올랐을 때 우리 경기에 미치는 영향과 환율에 주는 영향도 봐야 하고 우리나라는 변동금리 대출도 많기 때문에 가계 이자 부담까지 미치는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통위원과 상의해서 적절합 조합을 만들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추세가 꺾일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하겠다는 것이 포워드 가이던스이고 양과 속도에 대해서는 새로운 데이터를 보고 적절히 판단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갈 가능성은 판단하기 이른 시기라고 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한은은 당분간 5%를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해외 변화가 국제 금융시장이나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시장이 새로운 정보에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물가 수준이 5% 중반일지 6%를 넘어갈지 예단하기 이르다”라고 말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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