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사람이 먼저’라는 巨野, 귀순 어민 북송 진상 규명 협조해야


문재인 정부 당시 벌어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함께 귀순 어민 강제 북송 사건의 진실을 밝히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출근길에 귀순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해 “일단 우리나라에 들어왔으면 우리 헌법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된다”면서 “많은 국민이 의아해하고 문제 제기를 많이 해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해수부 공무원 월북몰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다.



2019년 11월 2일 오징어잡이를 하다 동해에서 나포된 북한 어민 2명은 귀순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귀순 어민들이 동료를 살해했다는 북한 측 주장을 접한 당국은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5일 만에 이들을 포승으로 묶은 채 북한으로 추방했다. 북한 주민은 헌법상 우리 국민이므로 범죄를 저지르고 국내에 들어올 경우 당연히 국내 기관의 수사와 재판을 거쳐 처벌해야 한다. 그런데도 귀순 의사를 밝힌 어민들을 강제로 북으로 돌려보낸 것은 헌법을 위반한 것이다. 자국민의 강제 퇴거를 금지한 세계인권선언은 물론 인권유린 행위가 자행되는 곳으로의 강제 송환을 금지한 유엔고문방지협약도 정면으로 어겼다. 특히 11월 하순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초청 친서를 보낸 직후에 일어나 “초청장과 어민 북송을 맞바꾼 것이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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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눈치를 보고 평화 타령을 하느라 우리 국민의 인권을 외면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려면 무엇보다 진실을 명백히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당시 관련 자료를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수사기관과 국회는 성역 없이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 ‘사람이 먼저’라면서 인권을 외쳐온 더불어민주당은 ‘신(新)색깔론’을 들먹이며 덮으려 할 게 아니라 진실 규명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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