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진단시약과 기기를 이미 갖춰 놓았기 때문에 상황이 악화하면 언제든지 대량 생산할 수 있습니다.”
김성우(사진) 미코바이오메드(214610) 대표는 23일 판교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생산능력을 충분히 늘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감염력이 약한 원숭이두창 확산에는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다”며 이 같이 자신했다.
체외진단 기기 업체인 미코(059090)바이오메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숭이두창 진단 기술을 가진 회사다. 2016년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원숭이두창을 포함해 브루셀라, 보툴리눔균 등 약 35가지 병원체를 검출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수주 받아 진단기기 및 시약을 개발했다. 2019년에는 자사 장비뿐만 아니라 범용 장비에서도 분석이 가능하도록 기술을 고도화했다. 지난해에는 질병청과 함께 관련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42개국에서 2000명 이상의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나오고, 국내에서도 해외 유입 환자가 발생하자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원숭이두창 등 열대병 관련 기술을 미리 준비해 또 다시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가운데에서도 이 회사 주가는 한 달 동안 1만 원에서 이날 종가 기준 1만 8000원으로 80%나 폭등했다. 김 대표는 “원숭이두창이 유행하는 유럽·중동 해외 국가들로부터 샘플 제공 요청이 계속 들어와 연구용 진단키트를 제공하고 있다”며 “원숭이두창 감염이 주로 직접 접촉으로 이뤄지는 만큼 코로나19처럼 팬데믹(대유행)으로 갈 가능성은 적어보이지만 또 다른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원숭이두창으로 관심을 끌기 전 나스닥 상장사로 체외진단 개발 기업인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지분 29.9%를 인수한다고 발표해 화제가 됐었다. 올 4월 미코바이오메드는 모회사인 미코와 함께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미코 IVD 홀딩스'를 통해 트리니티 바이오테크의 보통주 2520만 달러 어치(29.9%)와 전환사채(CB) 1980만 달러 어치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된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미국 임상·비임상시험수탁기관(CRO)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현지 CRO를 통해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1~2개 이상의 진단기기를 허가받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글로벌 바이오테크 인수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미국은 전 세계 체외진단기기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중요한 시장이지만, 아직 FDA 허가를 받은 자사 제품은 없는 만큼 CRO 인수를 통한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미코바이오메드의 강점을 '랩온어칩(Lap on a Chip)’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진단기기에 반도체 기술을 접목하는 것으로 플라스틱 칩을 통해 원가를 절감했다. 김 대표는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된 유전자를 빠르게 검출할 수 있고 진단기기를 소형화해 현장에서 질병 진단이 가능하다"며 “소형화된 장비에 무선통신까지 연결시켜 추후 빅데이터를 U-헬스케어에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