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물가가 떨어진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는 이상 금리 인상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둔화보다 인플레이션이 우선이라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 시간) 이틀째로 열린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경제만 급격히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은 재빨리 잡아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연준이 대처할 방법이 있는지에 대한 질물을 받고 “그런 시나리오라면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금리 인상기조를 인하 쪽으로 옮겨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현 시점에서는 연준이 경제 성장을 끌어내리는 정책적 실수를 하더라도 물가 대응이 더욱 시급한 과제라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다. 그는 “우리는 인플레이션 대처에 실패할 수 없다. 우리는 정말로 인플레이션을 낮춰야 한다”고 물가 대응 총력전을 예고했다.
트레이 홀리스워스 의원은 물가가 하락한다는 지표를 기다리가다 연준이 계속 높은 금리를 유지해 경제를 둔화시킬까 우려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경제 데이터는 후행이므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때는 이미 뒤늦은 조치에 따른 부작용만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해 “그런 가정에서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고 예상할수 있는 시점일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백한 증거를 보기 전에는) 금리 인하를 꺼릴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는 연준이 직면한 어려운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1980년 대 이후 미국이 가장 공격적인 속도의 기준금리 인상 국면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이 물가안정 목표 수준으로 내려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우리는 긴 시간 동안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은 적이 없다”며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고 답했다. 현상황이 연준 입장에서도 어렵다는 의미다. 그는 또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적절한 통화정책을 만들 때는 경제가 때로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를 올리면서 고용시장을 좋게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금리 조정은 여러 채널을 통해 경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면서 “현재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인 실업률이 높아질 리스크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