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우크라, 러에 돈바스 요충지 내줬다…동부지역 일촉즉발 상황

소모전 못버텨…세베로도네츠크서 철군

"러시아, 돈바스 점령 승기 잡았다" 분석도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로에서 탱크를 몰고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우크라이나군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로에서 탱크를 몰고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돈바스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철군한다. 더이상 소모전을 버틸 수 없다는 판단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에서 철수하면 루한스크주는 사실상 러시아가 점령하게 된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현지 지휘관인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철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며 “몇 달간 타격을 받아 산산조각이 난 진지에 단순히 잔류를 목적으로 남아있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세베로도네츠크에 남을 경우) 전사자 수만 늘어날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철군해 다른 진지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곳에서 교전을 지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상황이 어렵다고 시인했다. 올렉산드르 모투자니크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군은 포병 전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그들이 리시찬스크를 포위하려 하고 있으며, 세베로도네츠크를 완전히 통제하기 위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침공 전부터 친러 반군은 루한스크주의 절반 정도를 장악하고 있었고, 우크라이나군이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철수하게 되면 러시아는 루한스크주를 사실상 점령하는 성과를 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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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은 현재 리시찬스크에서 러시아군과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 이곳은 루한스크주의 마지막 남은 지역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하루 수백명이 숨지는 등 상황이 악화하는 것으로 전해지며 우크라이나 병력이 철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북부 공략에 실패했다. 이에 러시아군은 동부와 남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지역으로 점령 표적을 바꿨고, 세베로도네츠크를 비롯한 동부 요충지에 공세를 높여왔다.

세베로도네츠크는 러시아군의 무차별적 폭격과 물량공세식 시가전 때문에 일찌감치 도시 기능을 잃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도시의 모든 기반 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며 “주택 90% 이상이 포격을 맞았고, 특히 80% 정도는 복구가 불가한 수준으로 붕괴했다”고 참혹한 상황을 설명했다.

러시아는 소도시들을 하나씩 초토화하는 전술을 앞세워 점령지를 늘려가고 있다. 그 결과 현재 러시아군은 루한스크주의 95% 정도, 도네츠크주의 절반 정도를 장악해 사실상 돈바스 전투에서 승기를 잡은 게 아니냐는 진단도 나온다.


조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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