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1989년 창립 이후 줄곧 지켜온 ‘최대 교원 노조’ 타이틀을 교사노동조합연맹에 넘겨준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를 넘어 교원 단체로 범주를 넓힐 경우 교사노조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양대 교원 단체’ 지위까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의 교총에 맞서 진보 교육계를 대표하는 교원 단체로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전교조의 쇠락이 초중등교육 현장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교육·노동계에 따르면 전교조는 지난해 12월 기준 조합원이 약 4만 1300명이라고 고용노동부에 통보했다. 이는 2020년 4만 5200명 대비 약 3900명 줄어든 수치다. 휴직자 등을 더할 경우 전체 조합원 수는 4만 2000명 남짓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원노조법 통과로 합법 노조가 됐던 1999년 6만 2000명이었던 전교조 조합원은 2003년 9만 4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교사노조는 2020년 12월 기준 3만 6700명의 조합원을 보유해 전교조에 이어 2위였으나 지난해 12월 기준 약 4만 5100명을 확보하며 교원 노조 1위 자리에 올라선 것으로 파악됐다. 교사노조 조합원은 최근 5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 출신 교사들이 빠져나와 2017년 설립한 교사노조는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가 주축이다.
교육계는 전교조의 쇠락이 내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한다. 2013년 해직 교원이 조합원으로 있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으면서 타격을 입은 데 이어 학교 현장의 문제 해결보다는 정치투쟁에 집중하는 집행부의 정파성과 비민주성을 문제 삼아 조합원들이 대거 이탈했다. 대의명분보다는 실리를 중시하는 MZ세대 교사를 흡수하지 못한 탓도 크다.
조합원 수가 급감하면서 전교조의 영향력도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교조의 조직적 지원으로 2014년과 2018년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각각 13명, 14명 당선됐으나 올해는 9명으로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