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눈] '절박한' 여당이 보고 싶다

이승배 정치부 기자





28일 윤석열 정부가 막을 올린 지 50일을 맞는다. 하지만 벌써 새 시대를 향한 희망의 목소리는 차분해졌다. 협치 의지를 상실한 여야, 정부의 의사소통 혼선, 당권 투쟁 등 익숙한 옛 정치 현실로 돌아가고 있다.



국민의 눈에는 실망과 불안이 다시 아른거린다. 취임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윤 대통령 국정 수행의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압도하는 이른바 데드크로스 여론조사도 나오고 있다. 6·1 지방선거를 정점으로 새 정부와 집권 여당에 대한 지지율은 3주째 뒷걸음질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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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살을 깎아 먹는 건 국민의힘이다. 국민은 고물가·고금리로 신음하는데 국민의힘은 노골적 권력 투쟁이 한창이다. 여당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핵관’으로 갈라져 대놓고 서로를 비방한다.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의 징계 수위에 따라 윤핵관 내부에서도 셈법이 달라질 수 있어 당내 갈등 노선은 한층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유류세 인하 폭 확대, 납품단가연동제 법안을 발의했지만 ‘민생 방기 비판 회피용’에 가깝다. 선결 단계인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은 정작 한 달째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일의 선후가 뒤바뀐 꼴이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진상 규명을 빌미로 전 정권을 공격하는 데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여당은 “먹고사는 것만큼이나 인권 문제가 중요하다”고 항변하지만 적폐 청산이 민생 경제보다 우선순위라고 할 수도 없다.

윤석열 정부는 3대 경제위기 국난 속에서 임기를 시작했다. 억울할 수 있지만 “(문재인 정부로부터) 역대급 폭탄을 떠안은 채 출범했다(권성동 원내대표)”는 식으로 전 정부에 실정 책임을 돌린 결과가 어땠는지 여당은 돌이켜 봐야 한다. 여당은 오직 실력으로 승부하는 자리이고 개혁에는 때가 있다. 새 정부 100일을 지지율 부진 속에서 사분오열과 정치 보복에 낭비하다가는 초기 한 달이 전성기가 될 판이다. 선거 승리를 위해 4년간 무한 책임을 약속한 것이 불과 한 달 전 일이다. 립 서비스가 아닌 절박한 여당을 보고 싶다.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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