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물가와 환율 상승세에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3분기 기업 경기 전망이 전분기에 비해 급락했다. 특히 업종별로는 석유화학·비금속광물·자동차부품이, 지역별로는 전남·대전·인천·울산·광주 등의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상의는 전국 2389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2022년 3분기 경기전망지수(BSI)’가 79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지난 2분기 96보다 17포인트나 감소한 수치다. BSI가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매출 대비 수출 비중 50%를 기준으로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을 나눠 분석한 결과 같은 기간 수출 기업은 95에서 82로, 내수 기업은 96에서 78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 13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원자재 가격 안정화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고물가가 지속되면 국내 소비도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대부분의 업종이 기준치인 100을 넘지 못한 가운데 화장품(100)과 의료정밀(95), 식음료(94), 조선(94), 가구(91) 등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고환율, 코로나19 방역 해제 효과 등이 기대되는 업종들이다. 반면 높은 원료 수입 비중이 높은 자동차부품(69), 석유화학(63), 비금속광물(61) 등은 전형적인 불경기 지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관광 호조가 예상되는 제주(100)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BSI가 하락했다. 석유화학, 자동차 산업의 영향이 큰 대구(77)와 울산(71)을 비롯해 경남(79), 충남(76), 경기(75), 광주(72), 인천(68), 대전(66), 전남(63), 세종(60) 등에서는 부정 평가가 가장 두드러졌다.
기업들 절반 이상은 실적 부진도 체감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올해 초 계획보다 미달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이 54.9%에 달했다. 목표치를 초과할 것으로 본 기업은 3.8%에 불과했다.
상반기 실적이 올 초 계획보다 모자랄 것 같다고 응답한 기업 중 62.6%는 하반기 가장 우려하는 대내외 리스크로 ‘물가·환율 변동성 지속’을 꼽았다. 그 뒤를 ‘소비 위축(52.3%)’ ‘공급망 병목 지속(30.6%)’ ‘자금 조달여건 악화(20.9%)’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불안(19.8%)’ 등이 이었다. 순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고물가, 고환율 등 고비용 압박을 받고 있어 내수와 수출 모두 침체의 기로에 선 상황”이라며 “피해가 큰 업종을 대상으로 원자재가 안정, 세제, 수출금융, 물류비 지원과 같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태그플레이션 방어와 민생 안정을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한 정책에 대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국회의 초당적 협력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